2003년 현대 비자금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은 자살한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자살로 몰려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검찰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고 18일 발매된 월간조선 2월호가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정몽헌 전 회장이 사망 전날인 2003년 8월 3일 오후 2시께 하얏트 호텔 커피숍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검찰 관계자를 만나 유서 5장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월간조선은 이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공개되지 않은 한 장의 유서에는 김대중 정권의 핵심 실세에게 보내는 항의성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이 종이 뭉치를 건네면서 "나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몇몇 측근과 대책회의를 했다. 두 가지 안이 나왔는데 하나는 송곳 등으로 조사 중 자해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치사량 미달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 소동을 벌이는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유서는 미리 써놨는데…"라고 말했다고 월간조선은 밝혔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또 "당시 유서 말고 워드로 작성된 글이 있었는데 이상한 것은 워드 글과 자필 유서의 내용이 비슷하다는 것이었"면서 "누군가 미리 작성해 놓은 문서를 보고 성의없이 베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측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의 자살과 관련해 경찰의 조사처럼 자살했다는 것 말고 아는 게 없다"면서 "자살 전에 검찰 관계자를 만났다는 것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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