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은 계속해서 세계의 경찰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 알아사드 공군기지 미군부대를 전격 방문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 20일 시리아 철군 결정을 내린 뒤에도 "미국이 더는 중동의 경찰이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했었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이 전통적으로 추구해온 개입주의 노선을 상징하는 '세계 경찰론'을 폐기하겠다는 뜻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피즘의 본격화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미국의 임무는 IS(이슬람국가)의 군사 거점을 제거하는 것이지 국가 건설이 아니다"라며 "8년 전 우리는 그곳에 갔지만, 결코 떠나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제대로 하고 있고 그걸 끝낼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지역 국가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시리아에 남아있는 IS 세력을 제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전 세계 걸쳐 퍼져 있다. 우리 군은 대부분의 사람이 들어보지도 못한 나라에도 주둔한다. 솔직히 말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라크 미군 기지 방문을 시리아 주둔군 철수와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감축 결정을 옹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시리아 철군 결정으로 후폭풍에 휘말린 국내 정치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이벤트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전 지역을 방문한 것은 2016년 1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 "만일 미국이 싸워주길 원한다면 그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때로는 그것이 화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압박을 반복했다.
그는 "우리는 더는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엄청난 군대를 이용하는 국가들에게 더는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돈을 내지 않는 그들이 이제는 돈을 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간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동맹 관계의 비용을 재조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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