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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납금 전두환 100배' 김우중 일가의 골프장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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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납금 전두환 100배' 김우중 일가의 골프장 사랑

'추징금 버티기' 김우중…부인과 자녀들은 천문학적 재산 보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3남 김선용 씨가 600억 원대 해외 골프장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똥이 김 전 회장에게 튀고 있다. 김 전 회장은 18조 원에 가까운 추징금을 미납한 상태지만, 그의 자녀들은 출처 불명의 막대한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대우그룹의 분식 회계 및 사기 대출 혐의로 김 전 회장이 선고받은 추징금은 무려 17조 9253억. 그러나 현재까지 실제 추징된 금액은 887억8376만 원에 불과하다. 국내 총 미납 추징금 중 84%가 김 전 회장 때문에 발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과 비교해도 100배가 넘는 액수다.

전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에 검찰이 두 팔을 걷어붙이면서, 김 전 회장의 추징금도 하루빨리 환수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뉴스타파> 보도로 확인된 김선용 씨의 베트남 반트리 골프장 소유 과정은 석연치 않은 정황들로 점철돼 있다. 이 골프장과 관련된 개발권은 옛 대우그룹이 1993년 사들였다. 대우그룹 부도 이후 이 골프장 소유권은 조세 회피처의 페이퍼 컴퍼니(유령 회사)를 거쳐 김선용 씨가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로 넘어오게 된다. 해당 페이퍼 컴퍼니의 설립자가 페이퍼 컴퍼니 설립 대행사 직원들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보이지 않는 손이 김선용 씨 회사의 골프장 인수의 총괄 기획을 맡은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 때문에 문제의 골프장의 실질 소유주가 김 전 회장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29일 성명을 내고 "과세 당국은 이 골프장의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 김 전 회장의 차명 재산은 아닌지를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는 이 골프장의 '원소유주'를 밝혀낼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의 경우와 달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녀 등 일가에 대한 압수수색이 가능했던 것은 지난 6월 국회에서 처리된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전두환 추징법)' 때문이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공무원 출신이 아니다. 김선용 씨 소유 재산으로 있는 한 검찰이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이유다.

만약 이 골프장이 김 전 회장의 차명 재산으로 확인되더라도 추징을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의 경우, '전두환 추징법'이 통과되기 전인 지난 2004년 검찰은 73억 원에 달하는 전재용 씨 보유 무기명 채권이 전 전 대통령의 것임을 확인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추징과 관련된 법적 절차를 밟지 않아 결국 73억 원 환수에 실패한 일이 있다. 근본적으로 검찰이 비판받을 일이지만, 환수 절차가 간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일리가 있다.

참여연대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전두환 추징법)'은 미납금 환수의 바탕이 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지만, 김 전 회장과 같은 경제인은 포함되지 않는 등의 여러 미비점들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이러한 문제점들이 더 확실히 근절되기 위해서는 전두환 추징법이 보완되어 반드시 국회를 통과해야 하며, 그와 함께 유명무실화된 금융실명제법이 강화되어야 하고, 또 동시에 조세 도피처의 페이퍼 컴퍼니 등을 통해 벌어지는 해외 거래 정보에 관한 투명성이 증대될 수 있는 법 제도적 방안들이 특별히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아도니스 골프장 홈페이지 캡처

'미납 추징금 전두환의 100여 배' 김우중 일가의 유별난 골프장 사랑

김 전 회장 일가의 '골프장 사랑'은 유별나다. 특히 아도니스 골프장 관련 사건은 잘 알려져 있다. 1999년 4월 경기도 파주에 개장한 아도니스 골프장의 옛 상호는 '주식회사 대우레저'였다. 자산 2350억 원의 아도니스 대주주는 현재 김 전 회장의 부인 정희자 씨와 그의 특수 관계인으로, 지분의 82.4%를 소유하고 있다. 사실상 정 씨 측의 골프장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아도니스는 고급 호텔업도 겸하고 있는데 수도권 인근 지역에서 최고급 골프장으로 통한다. "아도니스 골프장에 전직 대통령 부인도 드나든다"는 소문까지 정치권에 나돌았을 정도다.

이 골프장이 대중에게 유명해진 것은 다른 이유가 있다. 김 전 회장의 차명 소유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김 전 회장이 1996년 자신의 계좌에서 12억800만 원을 인출, (아도니스) 골프장 지분 100%를 인수해 부인 정희자 씨와 아들 선협·선용 씨 명의로 넘겼다"며 이 골프장의 실소유자가 김 전 회장이라고 지목했다. 이 사건의 불씨는 법원으로 옮겨붙었지만, 법원은 "정당한 주식 거래에 따른 소유권 이전"이었다고 판단해 정희자 씨의 손을 들어준다.

아도니스는 종속 회사로 골프장 두 곳을 보유하고 있다. 드비치골프클럽의 지분 100%, 에이원CC의 지분 51%를 소유하고 있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 위치한 드비치골프클럽 주식회사는 2004년 6월 1일 설립됐다. 2011년 8월 30일에 주식회사 로이젠에서 드비치골프클럽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드비치골프클럽의 자산은 토지 등을 포함해 총 850억 원에 달한다.

드비치골프클럽으로 상호를 바꾸기 전 로이젠 역시 김 전 회장의 차명 재산이라는 의혹이 일었었다. 지난 2005년 국회 정무위 소속이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나경원 당시 국회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지난 1980년 초반 이후 해당 골프장 부지의 소유권 이전 과정을 추적한 결과 골프장 부지가 사실상 김우중 전 대우 회장 일가의 은닉 자산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의혹은 해명되지 않고 있다.

아도니스가 지분 51%를 소유한 또 다른 골프장 에이원CC는 경남 양산시에 위치해 있다. 이 골프장의 자산 규모는 1527억 원에 달한다.

돈이 없어 추징금을 못 낸다는 김 전 회장 부인 정 씨가 소유하고 있거나 정 씨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골프장 관련 자산만 어림잡아 3000억 원가량 되는 셈이다.

▲ '대우 사태' 이후 대중 앞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정희자 씨가 지난해 9월 26일 이례적으로 언론 지상에 등장했다.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제21회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 한국 수상자 정희자 아트선재센터 관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대기업이나 재벌가 총수 일가, 혹은 과거 권력자들의 '골프장 사랑'은 유별나다. 부동산 자산이 '기본'으로 포함돼 있어 덩치가 큰데다, 운영에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골프장은 자산가들에게 매력적이다. 최근 국내 모 대기업은 회사 돈으로 골프장을 건설한 후, 그 지분을 일부 임원들이 싼 가격으로 사들여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전직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골프장은 과거부터 재벌가나 유력 인사들에게 좋은 먹잇감이었다. 이를 통해 재산을 차명 등으로 은닉하기도 쉽고, 소유권만 분명하면 다른 곳에서 시비를 걸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원권 판매 등도 남는 장사다. 이 때문에 많은 자산가, 대기업 관련자, 유력 인사들이 골프장을 갖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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