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을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백악관과 국방부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군은 전면 철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5년 전 이슬람국가(IS)는 중동에서 매우 강력하고 위험한 세력이었으며 이제 미국은 칼리프(이슬람교 왕국)를 물리쳤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시리아에 있는 IS에 대한 승리는 각국 연합이나 군사작전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 군사작전의 다음 단계로 넘어감에 따라 우리는 미군을 귀환시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모든 수준에서 다시 개입할 준비가 돼 있으며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영토, 자금, 지원, 국경 침투 수단을 막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IS는 2014년 시리아와 그에 인접한 이라크에 급속히 퍼지며 그들이 지배하는 땅에서 가상의 '칼리프'까지 선포했으나 각국 연합군의 공격으로 대부분 영역을 잃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도 이날 성명에서 "연합군은 IS가 장악했던 지역을 해방시켰지만 IS에 대한 군사작전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군사작전의 다음 단계로 전환하면서 시리아로부터 미군을 복귀시키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병력 보호와 작전 보안을 이유로 더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다.
외신은 조속한 시일 내에 미군이 전면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조속한 시일 내에 시리아 주둔 미군을 전면 철수하는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AP도 익명의 행정부 관리를 인용, "가능한 한 빨리 모든 군대가 철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약 2천명의 미군이 터키 국경 근처의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주둔 중이다. 미군은 2015년 말부터 시리아에 주둔해 왔다. 미군은 IS와 싸우는 시리아민주군(SDF)에 대한 군사훈련을 주로 지원해왔다.
백악관은 지난 주말 미군 철수를 결정한 뒤 이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미 공영 라디오 NPR은 전했다. 철수 일정은 중부사령부가 짜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우리는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를 격퇴했다. 내 임기 동안 그곳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유일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는 시리아에서 IS가 격퇴됐기 때문에 미군을 주둔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의미로, 철군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군 철수를 주장해 왔다. 올해 3월에는 대중연설에서 미국이 중동 전쟁에 개입해 7조 달러를 낭비했다며 IS를 거의 다 몰아냈는데도 시리아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과 관련, 공화당 일각에서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AP는 전했다.
AP에 따르면 친(親) 트럼프계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오바마 같은(Obama-like) 큰 실수"라며 이번 결정이 "IS 세력을 신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도 "중대한 과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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