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겨울의 무한상상! 시베리아횡단열차와 러시아 문화예술여행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겨울의 무한상상! 시베리아횡단열차와 러시아 문화예술여행

2019년 2월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크/바이칼호/리스트비안카/이르쿠츠크 6일

*프로그램 마감됐습니다^^


한겨울의 시베리아횡단열차 여행은 디지털시대의 장엄한 아날로그 체험입니다. 공간의 광활함이 뼈에 사무쳐 오고 대지의 막막함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겨울 시베리아는 한계의 기온을 넘나드는 극한의 기후 속에 원시의 체취가 가득합니다. 시베리아횡단열차에서는 시간이 돈으로 환산되는 세상과는 다른 시간의 원칙이 지배합니다. 시베리아횡단열차여행이야말로 러시아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입니다.


▲‘시베리아의 파리’ 이르쿠츠크의 겨울하늘 ⓒ마중

그런가 하면 우리의 머나먼 선조들이 마침내 한반도에 정착하기까지 남하했던 길이기도 하며, 또 다른 선조들이 북방을 정복하기 위해 달려 나갔던 길이기도 합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우리 애국지사들이 몸을 숨겼고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던 수많은 까레이스키들이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여독으로 죽음을 맞았던 길이기도 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러시아 땅에 묻혀있던 우리 민족이 간직해 온 대륙에의 꿈을 되찾기 위한 여행이 될 것입니다.

겨울 시베리아와 바이칼의 2월, 눈이 한없이 내리며 실외는 춥지만 실내는 따뜻합니다. 극야현상이 나타나므로 오전 8시쯤에 해가 뜨고 오후 4시쯤에는 어두워집니다. 일생에 한번쯤 체험해보고 싶은 ‘무한상상’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겨울 시베리아와 바이칼의 무한상상ⓒ남향

특별히 이번 시베리아와 바이칼 여행에는 러시아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함께 합니다. 이르쿠츠크 주립뮤지컬극장 공연 관람과 브랴트 민속공연 관람을 준비하고 블라디보스토크 아르세니예프 향토박물관, 하바롭스크 향토박물관, 이르쿠츠크 딸찌민속박물관, 바이칼호수박물관, 브랴트민속박물관, 데카브리스트박물관 등을 탐방합니다.

이를 위해 이 분야에 조예가 깊은 저명한 성악가 이연성 선생님이 동행합니다. 이 선생님은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박사과정)에서 오페라와 성악콘서트, 앙상블 연주과정을 마치고 러시아 정부가 수여하는 대통령훈장 ‘푸시킨메달’을 국내음악가 최초로 수상하였습니다. 현재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오페라극장 객원단원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단국대학교에서 강의 중입니다.

▲‘시베리아의 진주’ 겨울 바이칼 Ⓒ알렉세이 트로피모브

<한겨울의 무한상상! 시베리아횡단열차와 러시아 문화예술여행 6일>의 첫째 날, 우리는 인천공항에서 항공편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합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시발점입니다. ‘동방의 정복자’라는 도시 이름답게 러시아가 동방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육성한 군사도시였죠. 유럽의 모든 나라로 연결되는 기나긴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종착역이기도 한 블라디보스토크는 지금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관문으로서 물류의 중심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곳이 우리에게 더욱 친밀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민족의 숨결이 살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중심지로서 조국을 되찾기 위해 애쓰던 애국지사들의 발자취가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여행 둘째 날, 블라디보스토크 주요 시내 및 금각만을 관망하는 독수리전망대, 블라디보스토크 최대의 러시아정교회, 아르세니예프 향토박물관, 연해주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신한촌기념비’, 영화 <왕과 나> 주인공 율브리너 생가와 동상, 블라디보스토크 중앙광장, 러시아 전쟁영웅들을 기리는 영원의 불꽃, 개선문, 전쟁영웅참전비, 잠수함C-56(외관), 해양공원, 아르바트거리 등을 둘러봅니다.

저녁, 블라디보스토크역으로 이동해서 밤 9시 출발하는 시베리아횡단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하바롭스크까지는 약 767km, 약 11시간 30분 걸립니다. 겨울은 무한의 눈보라로 한여름 드넓던 들꽃 지역과 자작나무·전나무숲, 끝없이 펼쳐졌던 초원지대를 어떻게 상상을 절하는 세계로 바꾸어놓는지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입니다.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동서횡단철도로, 그 길이가 9,288km에 달합니다. 지구 둘레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며 서울-부산간(약 444.3km)을 22번 이상 달리는 셈입니다. 1891년에 시작한 철도 공사는 무려 25년이 걸려 1916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시베리아횡단철도를 따라서 90여 개의 도시가 발달되어 있는데 열차는 약 50개 역에 정차합니다.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쉬지 않고 6박7일간 달리는데, 비행기로 직행해도 9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입니다.

▲공간의 광활함이 뼈에 사무쳐 오고 대지의 막막함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마중

다음 날, 하바롭스크에 도착하면 하바롭스크 향토박물관을 관람하고, 아무르강변공원, 하바로프의 동상, 아무르스키 동상, 콤소몰 광장, 성모승천 성당, 명예광장, 전쟁기념비, 영원의 불꽃, 김알렉산드라가 활동하던 건물, 보문사 건물터, 러시아정교회, 레닌광장, 주정부 청사, 재래시장 등을 탐방한 후 저녁 비행기로 하바롭스크공항을 출발, ‘시베리아의 파리’ ‘바이칼의 도시’로 유명한 이르쿠츠크에 도착합니다.

이르쿠츠크는 시베리아 도시들 중 유일하게 350여 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르쿠츠크가 ‘시베리아의 파리’라고 불릴 만큼 유럽 수준의 문화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유배되어온 데카브리스트(Dekabrist, 12월당원)의 영향 때문입니다.

러시아 차르 통치 시절, 젊은 귀족 장교들인 이들이 쿠데타 실패로 유배된 곳이 이르쿠츠크였고, 이곳은 처음에는 강제노동의 유형지였지만 이들이 점차 정착하면서 러시아 귀족문화와 유럽 수준의 문화가 꽃피게 되는 파격적인 변신을 한 것입니다. 20세기 초에는 반혁명 백군의 본거지로서 불꽃 튀는 격전장이 되기도 했지요.

여행 4일째, 일행은 바이칼호를 향해 달립니다. 호텔에서 딸찌로 이동, 자작나무숲 눈길을 걷고, 시베리아 지역의 목조건축물과 원주민들의 주거형태를 재현해 놓은 야외박물관인 딸찌민속박물관을 관람합니다. 이어 리스트비안카로 이동, 바이칼호수박물관을 둘러보고, 픽체르스키 전망대에서 장대한 겨울 바이칼 호수와 앙가라강을 동시에 조망하고 리스트비안카 노천시장, 성 니콜라이 정교회를 탐방한 후 이르쿠츠크로 이동합니다.

바이칼은 ‘시베리아의 진주’입니다. 해발고도 1,500∼2,000m의 산들로 둘러싸인 바이칼 호수는 자연경관이 일품입니다. 호수가 낮은 지대에는 숲이 울창하고, 멀리 봉우리에는 만년설이 눈부십니다. 40m 깊이까지 들여다보이는 수정처럼 맑은 물을 보면 누구나 저절로 탄성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름이면 갖가지 색상의 야생화들이 호숫가를 뒤덮는 장관이 연출되는 바이칼호는 가히 ‘시베리아의 진주’라 불릴 만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입니다.

바이칼은 ‘우리 민족의 시원(始原)’입니다. 바이칼 호수와 몽골 주변에 흩어져 살던 일족이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다가 다시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와서 한반도에 정착했다는 설이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이곳의 원주민인 부리야트족은 우리의 사촌쯤 되는 셈입니다. 1만 3천여 년이라는 유구한 세월이 흘렀건만 그들과 우리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닮은 꼴입니다.

바이칼은 ‘러시아의 갈라파고스’입니다. 바이칼 호수는 오랜 역사와 고립된 위치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풍부하고 이채로운 담수 동물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식물이 1,080여 종, 동물은 1,550여 종에 이르며, 이중 80% 이상은 이곳에만 있는 고유종으로, 이곳의 유일한 포유류인 바이칼바다표범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이외에도 담비, 수달, 시베리아족제비, 고라니, 흰꼬리수리, 새매부엉이 등 다양한 희귀동식물을 볼 수 있어 진화의 역사를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바이칼은 수많은 ‘세계기록의 보유자’입니다. 러시아 시베리아 남동쪽, 이르쿠츠크(Irkutsk)와 부랴티아(Buryatia)자치공화국 사이에 위치한 바이칼 호수는 2,500만 년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호수요, 수심 1,742m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입니다. 또한 저수량이 22,000㎦로 담수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이자, 전세계 얼지 않는 담수량의 20%, 러시아 전체 담수량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바이칼호의 면적은 31,500㎢, 남북 길이 636km, 최장 너비 79km, 최단 너비 27km이며, 둘레는 2,200km에 이릅니다. 수심이 깊을 뿐 아니라 물도 맑아서 물밑 가시거리가 최고 40.5m나 됩니다. 약 330여 개의 강이 이곳으로 흘러드는데, 밖으로 나가는 수로는 앙가라(Angara)강 하나뿐이라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호수 안에는 총 22개의 섬이 있는데, 가장 큰 것은 길이 72km인 알혼섬입니다. 바이칼이라는 명칭은 몽골어로 ‘자연’을 뜻하는 바이갈(Baigal, 러시아어로는 Байгал)에서 연유했다고 합니다.

이날 저녁 성악가 이연성 선생님의 특별한 안내로 이르쿠츠크 주립뮤지컬극장 공연 관람을 합니다(이르쿠르츠 주립뮤지컬극장 공연은 한 달 전에 프로그램이 게시되며 공식 홈페이지는 https://imt38.ru/ 입니다).

▲브랴트족의 민속공연Ⓒ마중

여행 5일째, 우리는 가까운 우스찌아르다로 이동합니다. 우스찌아르다 브랴트 성황당, 브랴트민속박물관을 방문한 후 브랴트민속공연을 관람합니다. 다시 이르쿠츠크로 돌아와, 이르쿠츠크를 ‘시베리아의 파리’로 가꾼 이르쿠츠크의 대표적 건축물이자 데카브리스트들의 묘지가 있는 즈나멘스키 수도원, 영화 <제독의 여인>의 실제 주인공 꼴착제독 동상,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베츠늬이아곤(영원의 불), 키로프 광장, 스파스카야 교회, 폴란드 가톨릭성당을 방문하고, 19세기 후반 이르쿠츠크 대화재로 소실된 전통가옥들을 고증에 의해 재현해 놓은 시내 중심가의 문화·휴식공간인 통나무집마을 130번가를 둘러본 후 이르쿠츠크공항으로 출발, 다음 날 하바롭스크를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한겨울의 무한상상! 시베리아횡단열차와 러시아 문화예술여행 6일>의 상세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기 일정은 항공 및 현지 사정에 의해서 조정될 수 있습니다.

▲여행 개념도Ⓒ마중

<참가신청 안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서 '인문학습원'을 검색해 홈페이지로 들어오세요. 유사 '인문학습원'들이 있으니 검색에 착오없으시기 바라며 꼭 인문학습원(huschool)을 확인하세요(기사에 전화번호, 웹주소, 참가비, 링크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이리 하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홈페이지에서 '학교소개'로 들어와 '시베리아캠프'를 찾으시면 2019년 2월 기사 뒷부분에 상세한 참가신청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인문학습원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참가하실 수 있는 여러 학교와 해외캠프들에 관한 정보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회원 가입하시고 메일 주소 남기시면 각 학교 개강과 해외캠프 프로그램 정보를 바로바로 배달해드립니다^^

끝으로, 애절하게 전하는 <앙가라강의 전설>을 들려드립니다.

아주 오랜 옛날, 그러니까 우리식 어법으로 말하면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었다. 이 땅에는 바이칼이라는 늙은 영웅이 살고 있었다. 젊은 시절 그는 바람을 부르고 구름을 일으키며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한 영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이가 들어 예전의 명성과 이름만 추억처럼 남은 늙은 영웅이었다.
이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지워져 가고 있는 바이칼에게는 여전히 하나의 자랑거리가 있었다. 그것은 그의 아름다운 딸이었다. 호수 빛 눈에 황금 색깔의 머릿결을 지닌 바이칼의 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바이칼은 딸의 아리따운 모습을 보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깊어갔다. 그 딸의 이름은 앙가라였다.
바이칼은 딸의 아름다움을 본 다른 사람들이 딸에게 혹시 해를 가할까 밤낮 걱정을 했다. 걱정 끝에 바이칼은 딸 앙가라를 다른 사람은 아무도 볼 수 없도록 호수 깊이 숨겨놓았다.
갑자기 아버지에게 끌려 바이칼 호수 속에 갇히게 된 앙가라는 날마다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앙가라의 눈물은 호수의 물을 더욱 깊게 만들었고, 바이칼 호수는 앙가라의 눈물로 점점 푸른 빛을 더해갔다. 앙가라의 슬픔이 호수에 짙게 배었기 때문에 호수는 더 푸르러진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앙가라는 물 표면으로 나와 한숨을 지으며 바이칼 빛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갈매기 한 마리가 큰 소리로 울며 날아왔다.
“갈매기야, 너는 어디서 날아왔니? 나도 너처럼 세상으로 날아가고 싶구나.”
앙가라가 한숨을 쉬며 갈매기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자 갈매기가 끼룩끼룩 소리를 내더니 앙가라에게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앙가라 아가씨. 물속에서 사시기에 너무 힘드시지요. 아가씨를 위해 제가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그래, 고마워. 어서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렴.”
앙가라의 재촉에 갈매기는 날개를 퍼덕이며 어깨에 앉아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갈매기는 날마다 날아와 앙가라의 어깨에 앉아서 자신이 세상을 돌아다니며 본 온갖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하루는 갈매기가 앙가라에게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가씨가 살고 있는 호수를 따라 며칠을 날아가면 큰 강이 있는 마을이 나오지요. 그 강 가에는 수많은 꽃들이 피어 여름을 아름답게 빛나게 한답니다. 밤이면 달빛 아래 그 꽃들은 초롱불처럼 빛나지요. 낮에는 온갖 색깔로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꽃들이 밤이면 호롱불로 일제히 피어나는 것이랍니다. 그 강가에 멋진 수염에 건장한 용사 한 명이 살고 있답니다. 예니세이라는 그 용사는 지금껏 수많은 싸움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지요. 구척장신에 깎아놓은 듯한 얼굴, 중후한 인품에 그윽한 목소리, 세상의 모든 아가씨들은 예니세이를 흠모한답니다.”
갈매기의 말을 들은 앙가라는 예니세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어쩔 줄을 몰랐다. 그것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예니세이에 대한 그리움이면서 동시에 갇혀 살아야 하는 운명에 맞닥뜨린 존재의 세상에 대한 그리움이기도 했다.
‘아, 한번이라도 세상으로 나가 예니세이를 만나볼 수 있다면….’
앙가라는 그런 소망으로 밤이면 가슴을 태우곤 했다. 그 그리움이 쌓이고 쌓인 어느 날, 앙가라는 바이칼이 잠든 틈을 타 호수를 빠져나갔다. 예니세이와 세상에 대한 그리움으로 앙가라의 발걸음은 나는 듯이 빨랐다.
한밤중, 잠결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 퍼뜩 일어난 바이칼은 앙가라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바이칼은 바람처럼 날아 앙가라의 뒤를 쫓았다. 멀리서 앙가라가 마구 강을 거슬러 달음질치는 것이 달빛 아래 아득하게 보였다.
더 화가 난 바이칼은 자기 곁에 있던 커다란 바위를 번쩍 들어 앙가라의 앞길을 향해 집어던졌다. 바위는 거대한 굉음을 내며 날아가 앙가라를 덮쳐버렸다. 세상을 향해 달려가던 앙가라의 발길은 아버지 바이칼이 내던진 바위 아래 무참하게 깔려 멈추고, 앙가라는 세상을 뜨고 말았다.
지금도 앙가라강의 입구에는 그때 바이칼이 던진 샤먼바위가 그대로 남아 슬픈 부녀간의 이야기를 전해 준다.
바이칼은 모두 336개의 강물이 모여들어 이루어진 호수다. 그리고 그 바이칼 물은 유일하게 하나의 강으로 흘러 나간다. 흘러나가는 유일한 강이 바로 앙가라강이다. 앙가라강은 흐르고 흘러 예니세이강과 만난다. 앙가라 처녀의 슬픈 사연처럼, 이르쿠츠크를 휘돌아 흐르는 앙가라강은 뒤척임도 없이 아득한 세월부터 유유하게 흐르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