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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회복 타이밍 놓친 포항’...민간유치 적기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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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경제회복 타이밍 놓친 포항’...민간유치 적기는 지금이다

<로컬기획특집> ③박승호 전 포항시장에게 듣는다

▲ 박승호 전 포항시장 ⓒ 프레시안
(글 싣는 순서)
1.포항의 현실...이대로 무너지는가
2.박기환 전 포항시장에게 듣는다
3.박승호 전 포항시장에게 듣는다

- ‘친기업 도시’ 절실...시정전반 노(No) 아닌 예스(Yes ) 마인드와 시각 필요

‘연어의 꿈’
이는 박승호(61) 전 포항시장의 초심으로, 지난 2006년 포항시장선거에 처음 나서면서 ‘고귀한 연어의 삶’처럼 고향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꿈과 의지를 담은 저서의 제목이기도 하다.

사실 이 말은 정치지망생들이 “고향을 위해 자신을 불사르겠다”며 즐겨 쓴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정치인은 드물다. 낙선을 하거나 임기를 마치면 다시 서울에 둥지를 트는, 우리가 흔치않게 보았던 무늬만 포항사람들에게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형산강 연어는 저 멀리 북태평양을 돌아오는 1만8천Km에 달하는 대장정의 여정을 마치고 자신이 태어난 모천인 형산강에서 가진 힘을 다해 산란한 후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박승호 포항시정 8년은 그야말로 연어의 삶처럼 치열했다. 이 때문에 많은 시민들은 그를 연어의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탱크시장’으로 기억한다. 지인들 또한 그를 학창시절부터 호연지기가 넘치는 사나이 중의 사나이, 한마디로 ‘상남자’였다고 평가하면서 ‘탱크’라는 별명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걸맞게 그는 시장재임 8년 동안 수많은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해 포항의 산업경제지도를 바꾸는 등 역대 최고의 사업실적을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금 포항의 랜드마크 대부분은 그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는 일하는 시장이었다. 국가산업단지 블루밸리 및 영일만항 일반산업단지 조성과 기업투자유치로 포항의 경제지도를 다시 그렸고, 시비 154억 원을 마중물로 총 1600억 원을 투입한 포항운하 건설은 포항발전사에 대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영일대해수욕장 테마거리 및 해상누각(영일대) 조성을 비롯해 뱃머리평생학습원, 포항야구장 및 만인당체육관, 포항시립미술관, 포은시립도서관, 하수재이용시설, 새마을운동기념관 건립 등은 물론 KTX포항노선유치와 장학금 300억 조성 등 역대 가장 역동적인 시정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57년 경북 포항시 흥해읍에서 태어난 박 전 시장은 달전초·동지중·포항고를 거쳐 대한유도학교(현 용인대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 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와 동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석사, 한국체육대학교 이학박사, 중국사회과학원 법학박사(2000.9~2006.7) 학위를 받는 등 학구파로 행정 경력 또한 화려하고 풍부하다.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공채합격을 시작으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경북도 민방위국장과 최연소 봉화군수(36세), 내무부 과장, 행정자치부 조사담당관,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 북경사무소장, 경북도 보건환경산림국장과 교육원장을 거쳐 민선4~5기(2006~2014) 포항시장을 역임하는 등 거침없는 공직행보였다. 당시로서는 최연소 경북도 국장과 최연소 군수, 최연소 행정자치부 부이사관 승진이라는 3가지 기록도 지니고 있다.

이는 자기관리가 매우 철저한 사람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재임 시 부모상을 비롯한 각종 조사에 일체의 조의금을 사절했으며, 장남의 결혼식도 주변에 아예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선출직은 그 자체로 이미 많은 빚을 졌기 때문에 또 다른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그에게도 실패와 시련이 찾아왔다. 2014년 경북도지사와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의 아픔을 겪었다.
그는 이에 대해 “결과적으로 겸허한 마음으로 나를 돌아보고 나의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성찰의 시간과 성숙의 기회를 제공한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고 했다.

- 온갖 억측 가짜뉴스에 곤혹...재야생활하며 가족愛 느껴

프레시안 = 그동안 어떻게 지냈으며 최근 근황은.....

박승호 = 지난 총선 이후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새로운 정치발전에 밀알이 되고자 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아 흥해 대련에 있는 시골집에서 텃밭을 소일삼아 그야말로 재야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끔 저의 얼굴을 대하는 지인들의 첫마디는 ‘요즘 서울 있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400년 넘게 조상의 뼈를 묻었고 저 또한 포항에 뼈를 묻을 사람이 어디를 가겠느냐”고 웃어넘기곤 하지요.

지난 총선 때 온갖 근거 없는 억측과 유언비어, 시쳇말로 가짜뉴스에 시달려 곤혹을 치렀고, 세월이 약이라고 하듯이 이를 해소하고 정리할 시간과 마음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그러한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지인들과 어울려 세상사에 대해 담소도 나누고, 이런저런 일로 저를 찾아오는 주민들에게 전직 시장으로서 상담도 해 드리곤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직을 핑계로 집안 장손으로서 다하지 못했던 집안 대소사에 참여하는 평범한 삶의 행복과 여유를 느끼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제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탐독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정에는 낙제점이었던 남편을 대신해 자식들을 잘 키워준 아내와 가끔 여행을 다니면서 평소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생활과 행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유를 찾다보니 이제야 지금까지 아내에게 미안했고, 한편으로 고맙다는 생각을 많이 가집니다. 경산이 고향인 아내는 원래 한양대 법대 고시반 출신의 엘리트로 1988년 결혼 당시 서울 MBC문화방송 아나운서로 활동했지만 내조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자신의 역량을 다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장남은 지금 미국 명문대인 조지아공대에 유학하고 있고, 딸은 현재 이화여대 로스쿨에서 법조인의 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지원 없이 자식들을 잘 키워준 아내가 고맙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재임시 포항운하 건설현장을 찾은 박 전 시장 ⓒ 박승호 공식홈페이지

- ‘친기업 도시’ 절실...기업유치와 포항기업 살리는 투트랙 추진 바람직
- 정책 승패는 타이밍...포항미래 100년 사업 민간 유치 충분해 지금이 적기


프레시안 = 해양, 공단, 농어촌 복합 도시기능을 갖추고도 포항의 지금은 어렵습니다. 포항의 바람직한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박승호 = 포항은 풍부한 산업인프라에다 바다·강·산이라는 3박자를 가진 천혜의 해양관광인프라까지 두루 갖춘 도농복합형 도시로 그 발전가능성이 무한한 도시이지만 포항의 현재 상황은 예사롭지 않게 보입니다.

현장을 다녀보면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포항경기가 외환위기를 뛰어넘는 최악의 수준”이라며 아우성입니다. 사실 하루가 멀게 빈 점포가 늘어나고,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이를 반영하듯 인구마저 감소하고 있습니다. 포항의 위기가 점점 깊어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지역경제의 현주소입니다.

포항경제를 지탱하던 철강산업의 계속된 경기부진과 사양화로 인해 지역경제가 성장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있고, 여기에 지난해에 덮친 지진재해는 지역전반에 큰 고통과 충격을 안겼고, 특히 서민경제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그 고통과 충격이 아직도 진행 중에 있어 안타깝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내년도 경제전망 또한 올해보다 더 어둡다는 진단까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포항위기 극복에는 단기적 대응방안과 중장기적 대응방안이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려 단기적으로는 이른바 ‘경제위기극복시스템’ 등을 구축해 작금의 위기에 보다 적극적·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취약한 산업구조의 다양화에 나서는 등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단기적 대응방안에 대해 말씀드리면 앞서 언급했듯이 지역기업과 시민사회, 포항시 등 지역의 모든 경제주체들이 참여하는 ‘포항경제대책위원회’ 같은 기구를 설치해 위기극복에 지혜를 모으고, 나아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 입니다.

특히 포항시는 내년에 시행될 각종 사업예산들을 조기에 집행해, 부진한 지역경제에 활력을 공급하는 마중물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장 시행 가능한 각종 사업들이 빠르게 탄력을 붙여 지역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포항시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민간공원조성사업의 경우 총사업비가 조 단위를 훌쩍 뛰어넘는 등 대규모 민간투자사업으로 지역경기 전반에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를 계기로 민간투자가 더욱 촉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응과 지원에 나서야 합니다.

정책의 승패는 타이밍에 달렸다고 하듯이 시의적절한 정책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역경제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면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포항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재원이 필요하고,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포항시는 또한 기업투자유치와 일자리창출에 시정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포항이 가진 풍부한 산업 및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타 지역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획기적이고 차별화된 최고의 인센티브로 기업유치에 땀을 쏟아야 합니다.

이와 함께 기업유치만큼이나 지역기업을 살리는 일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지역기업들은 유치기업에 비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역기업들이 안고 있는 애로를 해소하고, 가능한 지원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시켜 이들의 지역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외지기업유치보다 더 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밖에도 여러 단기적 대응 방안들이 있지만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위기극복에 대한 자신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따라서 모든 경제주체들이 위기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포항을 ‘친기업 도시’로 만들어나갈 때만이 더 많은 기업유치와 경제활성화, 양질의 일자리창출이 탄력을 붙여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은 중장기적 대응방안인데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나는 지난 수십 년간 포항경제의 시대적 과제였던, 다시 말씀드려 철강경기의 부침에 따라 지역경제가 요동치는 취약한 철강의존 산업구조, 즉 철강 일변도의 산업구조를 보다 다양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포항시민 누구나 인지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머지않아 전개될 북방경제·동북아중심·신동해안시대에 대비해 현재 추진 중인 각종 인프라들을 차질 없이 구축하고, 아울러 이에 필요한 사업들을 조기에 유치하는 등 미래포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도록 하는데 포항시와 지역정치권은 물론 모든 경제주체들이 이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포항은 산업구조 다양화를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지역경쟁력을 제고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현재의 철강산업을 더욱 첨단화·고도화시키고, 이와 함께 풍부한 첨단산업과 연구개발 인프라를 활용해 IT(정보통신),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CT(문화기술), 로봇, 융·복합산업 등 철강을 대체할 다양한 미래산업들을 적극 발굴·육성해 나가야 합니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야함은 주지의 사실일 것입니다.

저 또한 시장재임 8년 동안 포스텍, 포스코, RIST 등 지역의 우수한 산학연을 기반으로 최첨단의 로봇·생명·신소재산업 육성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많은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산업구조 다양화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를 포항경제의 시대정신으로 정의하고, 그에 걸맞은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따라야할 것입니다.

다음은 포항이 21세기 북방경제·동북아·신동해안시대 중심도시, 나아가 환태평양 국제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영일만대교의 차질 없는 건설과 이와 연계한 해양신도시 건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재임 당시 추진했던 해양신도시 건설은 여남동 일대 203만㎡에 달하는 대형 사업으로 3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20만 명 이상의 순 인구 유입, 유동인구 연 500만 명이라는 사업효과가 기대되었습니다.
이 계획은 2009년 ‘2020포항도시기본계획’ 반영을 거쳐 2010년 ‘포항해상신도시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를 마친 후 포항해상신도시 항만재개발 기본계획 반영을 관계부처에 건의한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포항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각종 상업시설(무역·전시·국제컨벤션센터, 면세점&대형쇼핑몰 등)과 문화예술시설(각종 커뮤니티공간, 애니메이션파크, 공연 및 문화광장 등), 위락 및 휴양시설(마리나리조트, 여객 및 크루즈터미널, 해양워터파크 등), 에너지 자급형 숙박 및 주거시설(고급리조텔, 주거타운, 마린호텔 등), 각종 연구 및 해양산업지원시설(해양관련 각종 연구센터, 시립해양수산연구센터, 농수산 융합연구센터, 환동해 무역지원센터, 벤처창업 및 6차산업지원센터 등)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고, 이는 민자유치로도 충분히 실현가능한 사업입니다.

그리고 영일만항 조기완공과 함께 북방경제시대 동북아 거점항의 역할을 담당할 기반구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동해남부선과 동해중부선 건설이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하고, 여기에 동해북부선 전철화 같은 꼭 필요한 사업들 역시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자치단체들과 힘을 모아 나가야할 것입니다.

이밖에도 KTX포항 역세권 개발은 물론 해양관광시대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 위해 글로벌 해양관광레포츠도시 조성을 위한 그랜드 플랜을 수립해, 이를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시민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즉 살기 좋은 포항을 만들기 위해 교육, 문화, 교통 의료 등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시정전반 노(No)가 아닌 예스(Yes ) 마인드와 시각 필요...민원 발생시 인내와 끈기 갖고 설득해야 경제회복
-기채 발행 마중물 삼아 민자유치 ...대형 프로젝트 과감한 추진력 필요


프레시안 = 현직에 계실 때 추진력이 강해 ‘탱크’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습니다. 지금 포항에서 탱크처럼 추진력이 필요한 행정 및 사안은 무엇인지요?

박승호 = 저에게 붙여진 ‘탱크’라는 별명은 아마 시장재임 8년 동안 수많은 사업들을 구상하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하여 그에 부합하는 많은 성과와 보람을 얻었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 아닌 가 생각하며,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포항은 경북 제1의 도시로 인구 50만이 넘는 대도시로 타 자치단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고, 포항시장은 이를 위해 혁신시정, 혁신성장을 견인하는 행정CEO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포항시장 재임초기 모든 도시들의 공통된 난제였던 구도심 살리기를 위해 강력하게 주진했던 ‘중앙상가 실개천 조성사업’은 국내외 많은 도시들이 벤치마킹한 대표적인 혁신시정, 혁신성장의 사례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금의 포항경기가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은 지역발전에 필요한 크고 작은 사업들이 부족한 데도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요즘 지역경제에 활력을 느낄만한 역동적인 사업현장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는 게 포항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포항시가 지역경제 활력을 위해 예산이 없다면 기채를 발행해서라도 이를 마중물로 삼아 민자를 유치하는 등으로 미래 포항의 더 큰 발전에 꼭 필요한 사업과 프로젝트들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재임초기부터 직원들에게 발상의 전환과 혁신적 사고, 부단한 노력을 주문했고, 이를 통해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포항운하건설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고 자부합니다. 사실 이 사업은 많은 예산이 필요했고, 집단민원까지 우려되는 등 엄두를 내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154억 원의 시비를 마중물로 삼아 그에 10배가 넘는 1,600억 원의 민자유치를 통해 이루어낸 사업이었고, 모두 기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애초 계획했던 운하주변 수변유원지 개발과 재정비사업이 아직도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또 하나는 전국 최초의 영일대 해상누각 건설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영일대해수욕장 자연테마거리와 영일만의 수려한 해안선, 그리고 포스코 야경 등에 어울리는 포항의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인근 상가와 많은 시민들이 안정성과 교통흐름방해, 상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했습니다. 저는 시간이 날 때 마다 인근 상가와 시민 한 분, 한 분을 만나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이러한 열정과 진정성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되었고, 영일대 누각이 처음 공개되던 날 밤은 시민과 관광객 1만여 명이 몰리는 등 정말 가슴 벅찬 밤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만 포항시는 지역발전에 필요한 크고 작은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특히 시정 전반에 노(No)가 아닌 예스(Yes ) 마인드와 시각, 즉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과 시각이 필요하고, 이는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동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재임시 선배 포항시장들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 (좌측)박기환, (우측) 고 정장식 전 포항시장 ⓒ 프레시안
- 지방분권 반드시 이뤄내야... 지방 재정권 8대2 → 7대3 높여 지역사업추진

프레시안 = 포항 뿐 아니라 각 지자체가 중앙정부에 편중된 예산과 중앙집중식 경제운영으로 자치단체의 한계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를 의존하지 않고 지방자치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은 있는지요...

박승호 = 한마디로 지방분권의 미비로 인해 자치단체가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역경제 침체와 일자리 부족, 인구감소 문제 등을 자치단체장의 책임으로 돌리기엔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방안을 찾는다면 지역경제를 비롯한 각종 정책 입안 시 지역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인근 자치단체와의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함은 물론 서로간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통해 연계성을 모색하고 비교우위 산업을 각각 특화시키는 등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의 방향으로 자생력을 키워 나가는 방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금의 포항-경주-울산의 해오름동맹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더욱 발전·성숙시켜 나갈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하나의 광역경제권 형성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분권운동에 나서야하고, 이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강력한 운동, 즉 중앙정치와 중앙정부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통해 연방제에 버금가는 지방분권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방분권의 핵심은 중앙권한의 대폭이양과 지방재정권 대폭강화일 것입니다. 특히 현재 국세 대 지방세의 8대2 비율을 7대3, 나아가 6대4까지 점차 높여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통해 자치단체가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지역과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업들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시장경제 반하는 규제철페로 지역경제 활력

프레시안 = 끝으로 포항시민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박승호 = 지역경제, 특히 서민경제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어려운 삶의 현장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보내시는 포항시민 여러분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서민들이 더 큰 충격과 영향을 받아 그 고통은 배가 됩니다. 실직자, 저소득층, 영세자영업자 등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포항시의 더 많은 관심과 복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성장을 거듭할 때 우리나라는 이에 동승하지 못하고, 자영업을 비롯한 서민경제가 더 큰 고통을 받고, 일자리 참사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아쉬움도 있고 원망도 있지만 현 정부가 하루 빨리 실패한 정책을 과감히 폐기시키고, 시장에 반하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것은 물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으로 국가와 지역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기를 기원해 봅니다.

무엇보다 우리 포항은 위기에 강한 도시입니다. 우리 포항과 포항시민들은 불굴의 도전정신과 의지를 지니고 있고,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견인한 저력을 가진 위대한 도시이자 위대한 시민입니다. 또한 위기 속에 또 다른 기회가 숨어있다고 합니다. 포항시민 모두가 용기를 잃지 않고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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