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옛 궁중 자수의 재현과 현대적 감각을 접목시킨 실용적 생활자수 민수(民繡) 작품들의 재현을 통해 우리 전통자수의 우수성과 그 섬세한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장에는 정읍의 자수 명인 백송(柏松) 이정희명인의 자수작품 50여 점이 전시된다.
조선시대 전통자수는 크게 궁중의 침선장들이 만들던 궁수와 백성들이 현실 생활에서 만들던 민수로 구분되어 왔다. 궁중자수 궁수는 궁중 수방(繡房)과 연결되어 분업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정치적 격변에 따라 수본과정이 점차 달라져 격식화되면서 화려하게 꾸며졌지만 대중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민간에서 전해지던 민수는 각 지방의 생활 여건과 풍속에 따라 다양한 수공예 작품으로 만들어져 궁중궁수의 정교함과 세련된 디자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소박한 모습이었지만 서민들의 해학과 소망이 담겨 있어 실용회화 민화와 함께 대중적인 인기를 누려왔던 전통적인 수공예 장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의 전통자수는 해방 이후부터 유입되기 시작한 서구의 값싼 기계식 대량생산 자수작품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게 되면서 오랜 전통을 이어왔던 수공예 자수시장은 낡은 전통으로 치부되었고, 이제는 소수의 자수 명인들만이 그 실낱같은 명맥을 잇고 있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 장애로 일반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웠던 이정희 명인은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처음에는 한 땀 한 땀 수놓던 침선(針線)에 몰두했었지만 점차 전통자수의 매력에 빠져 지난 40여 년 동안 수많은 전통자수 작품들을 완성해 왔다.
그 결과 1998년 제30회 신사임당 기념 자수부 1위를 시작으로 2010년 올해의 장애인 대상(대통령), 2013년 장애인문화예술인대상(대통령상) 등을 수상하며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에 초정되기도 했을 만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수명인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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