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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돈가 등 245명, 조세 피난처에 유령 회사…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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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돈가 등 245명, 조세 피난처에 유령 회사…왜?

<뉴스타파> "이수영·조중건·조욱래 등…이름 대면 알 만한 인사 상당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돈가 등 재벌 총수 일가들이 조세 피난처에 일종의 '유령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 회사)를 설립한 한국인은 현재까지 245명이 확인됐다.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김용진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 진행한 '조세 피난처 프로젝트' 취재 1차 결과물을 발표한 결과다.

이날 <뉴스타파>가 공개한 유력 인사는 경총 회장을 지낸 이수영 OCI 회장과 그의 부인 김경자 OCI미술관 관장,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과 그의 부인 이영학 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그의 장남 조현강 씨 등 총 세 건이다. 사회 지도층 및 재력가들이 조세 피난처에 유령 회사를 설립하고 재산을 은닉한다는 의혹들이 그간 한국 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던 만큼 적잖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 22일 조세 피난처 프로젝트 공동 취재 기자회견'에서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왼쪽)와 최승호 PD가 관계 서류를 들어 보이고 있다. 독립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수영 전 경총 회장 부부 등 한국인 245명이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이수영 회장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2008년 4월 28일 '리치몬드 포레스트 매니지먼트(RICHMOND FOREST MANAGEMENT LIMITED)'라는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조중건 전 부회장은 2007년 6월 19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카피올라니 홀딩스(Kapiolani Holdings Inc)'를 설립했다. 조중건 전 부회장은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조욱래 회장은 지난 2007년 3월 15일, 역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퀵 프로그레스 인베스트먼트(Quick Progress Investment Ltd)'를 설립했다. 조 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조욱래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지간인데, 조 회장의 조카(둘째 형 조양래 회장의 아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다.

<뉴스타파>는 "이 같은 한국인 명단은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해 주는 '포트컬리스 트러스트넷(PTN)'과 '커먼웰스 트러스트(CTL)' 내부 자료에 담긴 13만여 명의 고객 명단과 12만2000여 개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정보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용진 대표와 최승호 PD는 기자들과 문답 과정에서 "이수영 OCI 회장 부부의 경우 페이퍼컴퍼니와 연계된 은행 계좌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상당 액수의 자금을 운용했다고 이 회장이 시인했다"며 "(운용 규모는) 수십만 달러"라고 말했다. "10대 대기업 안에도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람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들은 "그런 움직임이 있다"고 답했다.

"매주 명단 공개…이름 대면 알 만한 인사들 상당수"

<뉴스타파>는 3명의 유력 인사 실명을 공개한 뒤 "매주 한두 차례 순차적으로 보도를 통해 (한국인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45명 명단 가운데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재벌 총수와 총수 일가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진 대표는 "공개한 이들 이외에도 주소 등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한 한국인이 20여 명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는 1차 취재 결과물일 뿐, 추후 공동 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인 명단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뉴스타파>는 "확인된 24명 가운데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쿡 아일랜드 등에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면서 한국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159명,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86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가운데 '노미니 디렉터' 즉 차명 대리인을 내세워 법인의 실소유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또 보통 한 명이 1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지만 많게는 5개 이상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사람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245명의 한국인들이 조세 피난처에 법인을 설립한 건 1995년부터 2009년에 걸쳐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이고, 2007년 금융 위기를 전후해 페이퍼컴퍼니 설립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는 "비밀리에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이날 기자회견의 배경을 설명했다. 조세 피난처에 회사를 설립하는 목적은 떳떳하지 못한 재산을 숨기거나 탈루를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회사를 설립한 것 자체만으로 범죄가 되지 않지만,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러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ICIJ가 입수한 자료 중 한국인과 연관된 자료의 경우 국세청도 우회로를 거쳐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국세청 조사 결과 세금 탈루 등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 검찰에 고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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