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후보자는 스스로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과 텔레파시가 통하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경재 후보자가 친박실세로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에 적절치 않은 인물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野 "이경재, '방통대군' 최시중보다 더 문제"
▲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연합뉴스 |
야당 의원들은 이런 이 후보자의 경력 때문에 "근본적으로 방통위원장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방통대군'으로 불렸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보다 "더 좋지 않은 인선"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 후보자와 최시중 전 위원장은 우선 대통령의 측근이고, 캠프에서 일했고, 언론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최 전 위원장과 달리) 이 후보자는 지난 8년 간 방송 관련 상임위에서 일하면서 늘 공정하지 못하고 정파적 입장을 취해 왔다"면서 "최시중보다 한 술 더 뜬, '특별한 방통대군'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의 유승희 의원도 "이경재 후보자가 정말로 방송의 공정성을 존중하고 사랑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물러서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진보정의당의 강동원 의원도 "(이 후보자는) 시대적 흐름과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이중적인 잣대를 가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경재 "朴 측근도 실세도 아냐…언제든 전화할 수 있는 사이"
이런 우려에 대해 이 후보자는 "사실 박 대통령의 측근도 실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단지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방송 공정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경험과 식견을 쏟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간의 우려에는 모두발언을 통해 '측근이 아니'라고 발을 뺐지만, 여당 의원의 질문에는 '가까운 사이'임을 강조하는 모순도 보였다.
"박 대통령과 아무 때나 전화하는 사이냐"는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이 후보자는 "전화드릴 수도 있지만 지난 4개월 간 한 번도 (전화)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권 의원이 "그럼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하자, "전화 안 했다고 안 친한 건 아니"라고 이 후보자는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자주 뵙거나 전화가 오가는 사이는 아니고 멀리 있어도 무선으로 다 통하고 텔레파시로 다 통한다"고 강조했다.
"유신, 영구집권 위한 친위 쿠데타로 민주주의 퇴보한 기간"
한편, 이 후보자는 주요 방송사의 사장 선임 문제를 놓고 "방송사 내부 문제에 정치권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방송사 사장은 정권의 개입 없이 가능한 내부에서 선임됐으면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이 후보자는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체제에 대해 "영구집권을 위한 친위 쿠데타"라며 "대통령 직선제가 폐지되고 삼권분립 원칙이 무너지는 등 민주주의가 퇴보한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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