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 입당식을 갖고 "보수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등 범(汎)보수진영이 '통합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폈다.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서도 열린 입장을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7년 1월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한국당을 탈당한 후 바른정당 창당에 합류해 최고위원을 지냈다. 그러다 지난 2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합당 논의가 진행되자 다시 탈당해 한국당 입당을 저울질해왔다.
오 전 시장은 29일 국회에서 한국당 입당식을 가진 후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무능과 고집스런 폭주에 대해 더 이상 지켜볼수 없다는 생각"이라며 "미력이나마 보수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입당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 전 시장은 "국내정치도 외치도 좋은 성적을 주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집권 여당 대표는 입만 열면 '20년 집권'을 얘기하고 있다. 국민 앞에 반성문을 써도 모자랄 판에 오만하게 '20년 집권'을 입에 올리는 이런 현상은 우리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이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해있기 때문에 가볍게 보고 '20년 장기집권이 가능하다' 얘기를 겸손하지 못하게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지난 1년 6개월 정도 지켜보며 어려운 분들이 훨씬 어려워지는 결과를 정부 통계 자료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참으로 가슴아프다"며 "또 북핵 폐기를 중요한 국가 목표로 삼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전혀 진척이 없다. 이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찰떡공조여야 할 한미동맹마자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고 국민은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과거 자신이 서울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추진했던 끝에 시장직을 사퇴한 것과 관련해 "그 동안 반성을 많이 했다"며 "제 신중하지 못한 정치 행보 때문에 당원 동지들을 비롯해 보수 우파의 가치를 믿고 지지하는 분들께 많은 심려를 끼쳤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시장직을 걸고 한 주민투표의 자체 의미에 대해서는 아직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그 결과에 대해 직을 걸고 투표를 행하고 그 결과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사퇴한 부분에 대해 여러 차례 국민과 지지자, 당원들께 사죄 말씀을 드린 바 있다. 오늘도 마찬가지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복지 포퓰리즘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복지 기준선'에 대해 국민께 여쭙겠다는 소명 의식(의 발로였다)"며 "당시 야당의 '나쁜 투표' 프레임에 걸려 개함 요건에 도달을 못해 개표도 못하는 바람에 국민의 뜻을 펼쳐보일 기회조차 박탈당한 부분에 대해 아쉽게 상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투표 결정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제 운명을 걸고 정치적을 결단을 했다"고 주장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언급한 '신중하지 못한 정치적 행보'에는 탄핵 국면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한 것도 포함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당시)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힌 경위는, 당시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보수 우파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다고 판단됐던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히 높았고, 그 분을 중심으로 대선을 치러 해볼 만한 대선을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그런데 그게 조기에 좌절됐고 그 실험은 좌초하기 이르렀다. 실패한 정치 실험에 대해 깊이 머리숙여 국민과 지지들에게 반성을 전해드려 사죄 인사를 드렸다"고 했다. 바른정당 창당 동기가 사실상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대권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는 것이다.
'바른정당 창당은 개혁보수 가치를 위해서 아니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외부적으로, 명분적으로는 그런 입장이 분명히 국민에게 전달됐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그때 아무리 보수 가치를 명분 삼아 결행했더라도 많은 국민들은 '곧 귀국하게 될 모 후보의 활동 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해 그 분의 대선 출정 플랫폼을 만드는 작업이구나'(라고) 다 알고 계셨던것으로 짐작한다"고 답했다.
오 전 시장은 '보수 단일대오' 형성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내년에 치러지는 한국당 전당대회가 이른바 보수 가치, 보수 우파 이념 철학에 동의하는 모든 정파가 모여 치르는 통합 전당대회가 되면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돌아가는 것을 보면 현실적으로 실현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반복적으로 요청드리는 게 절차적으로도 명분 측면에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간 이후에도 그런 요청을 드리는 것은 계속될 것"이라며 "그게 통합전대 형식이든, 다른 정치인들이 한국당에 동참하는 형식이든 단일대오로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목표로 나아가도록 미력이나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태극기 부대'와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 이 정부의 무능과 잘못된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문제 의식을 가진 분들이 시내에서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과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모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현 정부의 폭주와 무능을 우려하고 견제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늘어나 이제는 더 다수가 아닐까 한다. 이런 분들의 충정을 생각해서 한국당은 그 분들의 걱정과 우려를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입당과 함께 당의 '국가미래비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다. 그는 "국민 사랑을 받는 민생 정당, 4차 산업혁명 신문명 시대를 열어가는 미래정당. 이 2가지가 제가 앞으로 노력할 목표"라며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민생과 미래라는 화두에 담아 비전을 설정할 생각이고, 자세한 것은 사무총장과 협의하며 특위를 구성하고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차기 총선 및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먼저 전당대회와 관련해 "전당대회에서 어떤 형태의 참여가 있을지는 아직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며 "지도체제 문제도 논의 중이고, 선출 방법도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지금 결심하는 것은 일러도 너무 이르다. 그것은 추후 지켜보며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선에서 어떤 행보를 걸을 것이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지금 거주하는 곳이 서울 광진구인 것은 맞다. 종로 출마를 위해 2년 (종로에) 거주한 기간을 빼면 6년 동안 광진에 거주하고 있다"며 "지금 마음가짐은 광진이든 어디든 당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돼 요청하는 곳이라면, 광진이 우리 당 입장에서 선거를 치르기 수월하지 않은 곳이긴 하지만 '더 어려운 곳으로 가라'고 해도 찾아가는 게 제 도리"라고 했다. 당에서 험지 출마 요청이 있으면 따르겠지만, 오래 거주하고 있는 광진구도 충분히 험지라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태 당 사무총장은 오 전 시장의 총선 관련 발언 직후 "그 부분 추가로 말씀드리겠다"고 설명을 자처하며 "오 전 시장이 입당 의사를 표명했을 때 사무총장으로서 우리 당의 구상과 입장을 말했다. 당에 새롭게 들어와 현실정치를 하려면 당협위원장을 맡아 2020년 총선을 준비해야 할 것인데, 저는 사무총장으로서 '오 전 시장 같은 명망이라면 반드시 탈환해야 할 험지로 가야 하지 않나. 험지를 넘어 상대 후보가, 반드시 이겨서 총선 승리 전체를 견인하는 상징적 인물을 겨냥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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