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첫 주말 전국 각지의 노동자, 농민, 빈민단체 회원 수만 명이 서울 도심에 모여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2015년 11월 박근혜 정부 당시 열린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 이어 3년 만에 열리는 민중대회로, 이들은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공약을 지키지 않고 개혁에 역주행하고 있다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점상전국연합·전국철거민연합 등 50여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민중공동행동은 다음 달 1일 오후 3시 국회 앞에서 할 '2018 전국민중대회'를 앞두고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촛불 시민의 뜻과는 반대로 공약을 지키지 않고 친재벌 정책을 이어간다고 주장하며 이번 민중대회를 준비했다.
또한, 국회에 개혁 입법을 촉구하고 사법 농단 등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한편 이를 막는 세력을 규탄한다는 계획이다.
민중대회를 위해 민주노총과 농민단체에서 각각 1만여 명의 참가를 조직하고 있고, 이 밖에 빈민과 청년·학생, 여성 등 각계에서 참여할 경우 최소 2만5천 명이 집결할 것으로 주최 측은 내다봤다.
민중공동행동은 민중대회에 앞서 이날 노동·농민·빈민·재벌체제 청산·한반도 평화·사법 적폐 청산 및 권력 기구 개혁·성평등 및 인권·민주주의 정치개혁·세월호 및 위험사회 안전환경·사회 공공성 강화 등 총 10개 부문의 요구안을 공개했다.
부문별로는 노조 할 권리 보장, 최저임금법 원상회복,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 2019년 정부 발표안 대비 농업예산 9.8% 인상,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강제 철거 중단, 범죄 총수일가 경영권 박탈 및 불법·편법 경영 승계 원천 차단,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 및 북미공동선언 이행·대북 제재 중단, 차별금지법 제정, 국회의원 소환제 도입, 세월호 참사 전면 재조사·재수사, 국민연금 보장성 강화, 무상교육 확대 등을 요구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촛불 항쟁으로 박근혜 정권을 몰아내고 촛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반이 넘었지만, 이번 정부는 깃발만 요란하게 흔들 뿐 실제로 청산된 적폐는 별로 없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공문 한장으로 법외노조화해버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아직도 노숙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적폐 청산은 멀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회 대개혁은커녕 개혁에 역주행하는 정부에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며 "탄력근로제를 확대하려는 등 민중이 맘 편히 살 수 있는 사회와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민중대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TUAC) 피에르 아바르 사무총장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며 "아바르 사무총장은 누구든 노조를 만들 권리가 있고, 민주적 절차를 통해 구성된 조직은 모두 노조로 인정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힘찬 투쟁 벌여가겠다"고 말했다.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은 "수없이 기자회견을 했지만, 오늘처럼 마음이 무거운 건 처음이다. 오늘따라 백남기 농민이 생각났다"고 울먹이며 "올해가 5년 만에 쌀목표가격을 정하는 해인데 현 여당이 야당 시절에는 21만7천원을 제시해놓고 이제는 19만6천원을 제시했다"고 정부와 집권당에 대한 배신감을 표현했다.
민중대회 당일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 등 참가자들은 대회가 끝나고 상징적인 의미로 국회를 양쪽에서 에워싸고 행진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국회 앞 100m에서의 집회를 금지하는 관련 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로 국회 앞에서 여러 집회가 있었지만, 국회를 포위하며 행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열린 2015년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때는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하고 20여 명이 검거되기까지 했지만, 이번 민중대회는 평화적으로 치를 것으로 주최 측은 전망했다.
박 대표는 "당시에는 광화문 방향으로 진출하려던 집회 참가자들을 경찰이 차 벽으로 막아 세우면서 충돌했던 것"이라며 "이번에는 평화적으로 대회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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