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 관련 의혹을 언급한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런 문제제기를 한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보였다.
홍 원내대표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문준용 씨 의혹은) 지난 2012년 처음 제기돼서 5년 동안 새누리당이 울궈먹은 소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에 제가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였다. 이명박 정부 당시 (문준용 의혹을) 대선에 악용하기 위해 집권당이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또 이야기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고, 이명박 정부에서 감사를 해서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심지어 법원에서도 판결이 나왔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나 제 아내는 물론 변호인도 문준용 씨 특혜채용 의혹은 허위라고 확신한다"면서도 "아내의 변호인으로서는 자신이 계정주가 아니며, 특혜의혹 글을 쓰지 않았음을 밝히는 동시에 그 글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법적으로 입증해야만 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그날 검찰에 출두하면서도 준용 씨의 특혜 채용 의혹이 풀려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관련 의혹도 풀릴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법리적 차원에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 논란에 관한 억울함을 호소하며 거론한 것이지만, 여권에서 민감한 사안인 준용 씨 관련 특혜 의혹을 다시 수면 위로 올려 미묘한 파장이 일었다.
민주당 당원들은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 지사에 대한 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2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혜경궁 김씨' 사건의 여파로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자세한 조사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고).
이처럼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으로 지지자들 사이 내분이 격화되고 여론 악화로 이어지자 민주당으로선 곤혹스런 표정이다.
홍 원내대표가 드러낸 불쾌감은 그동안 이 지사 논란에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미루던 민주당 지도부의 속내를 반영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민주당 내에선 검찰이 내달 13일 전에 이 지사 의혹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즈음 당 지도부도 모종의 판단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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