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거액의 계좌를 통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아 사퇴한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이어 한 후보자 등 고위공직자 다수와 인연을 맺고 있는 대형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정치권의 새로운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만수 전 후보자의 미신고 해외계좌가 김앤장 차원의 것일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김앤장을 규제하기 위한 법개정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민주 법사위원, '김앤장 규제' 위한 변호사법 개정 추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위원들은 김앤장 규제를 위한 법개정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 지명자들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상당수가 김앤장과 인연을 맺는 등 '삼성 공화국'에 이어 '김앤장 공화국'이라는 말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김앤장이 현재 변호사법의 규정을 교묘하게 피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범계 의원은 26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앤장은 변호사법이 규정하고 있는 어떤 형태의 조직도 아니"라며 "탈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법에 의하면 현재 다수의 변호사들이 공동운영하는 (로펌) 형태는 물론 주식회사도 있겠지만 유한회사, 조합의 형태로만 가능"한데 김앤장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범계 의원은 "바로 이 점에 김앤장의 모든 미스테리가 다 들어 있다"며 "법사위에서 변호사법을 손 봐 김앤장이 변호사법을 위반하는 탈법을 바로 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앤장 다른 변호사들도 해외계좌 운영했을 수도"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내정자의 미신고 해외계좌는 (김앤장에서) 외국기업을 대리하며 받은 수임료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법인 차원에서 계좌를 관리하며 미신고한 것은 아닌지 국세청이 조사해 계좌의 실제 주인을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김기식 의원은 "김앤장은 개인사업자의 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김앤장 차원에서 사건을 수임해도 그 수익을 변호사들에게 할당해 소득 신고하는 형태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한 내정자의 수익으로 신고된 것도 개인 수익이 아니라 김앤장 차원의 수익과 소득을 배정받은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것.
김 의원은 나아가 "김앤장의 다른 변호사들도 외국기업 사건 수임과 관련해 해외계좌를 운영하지 않았는지가 또 하나의 의혹으로 제기된다"면서 "김앤장 변호사들이 2011~2012년 미신고 해외계좌를 자진신고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 가운데 김앤장과 인연이 있는 사람은 한만수 전 후보자 뿐이 아니다.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조응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모두 김앤장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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