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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음주운전 靑비서관 의원면직 아닌 직권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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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음주운전 靑비서관 의원면직 아닌 직권면직

'공직기강 해이' 여론 악화에 서둘러 진화…동승자 2명은 경찰 수사 지켜보기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만취 음주운전'이 적발된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대해 직권 면직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김 비서관의 사표 수리(의원 면직)를 지시했으나, 여론 악화를 우려해 추가 조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직권 면직했다"며 "아침에 김 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한 것이 즉각적이고 사전적인 조치였다면, 직권 면직은 정식 조처"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이 직접 음주운전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준수해야 할 청와대 직원이 어겼다는 점에서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한다.

의원 면직은 단순한 사표 수리라 징계 기록이 남지 않으나, 직권 면직은 징계 기록이 남는다는 차이가 있다. 별정직 공무원 인사 규정에 따르면, 직권 면직을 위해서는 '면직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처리해야 한다. 직권 면직은 징계 심사와는 다른 별도의 절차다. 만약 징계심사위가 열린다면 감봉, 정직, 해임, 파면 등의 결정을 추가로 내릴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라며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고, 재범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여야도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일명 '윤창호법'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이 음주운전 강화 지시를 내린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청와대에서 음주운전자가 나와 공직기강 해이가 도마에 오른 점에 청와대는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날 청와대에서는 비서실 전체를 대상으로 비공개 워크숍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세를 가다듬고, 더 분발하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문재인 대통령이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주문한 지 채 한 달 만에 지근거리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었다니 큰 충격"이라며 "이제라도 청와대는 내부 기강을 바로 세울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윤창호법'을 공동 발의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만취 음주운전을 해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단, 청와대는 김종천 의전비서관 차량에 동승했던 것으로 추가로 드러난 의전비서관실 직원 두 명이 음주운전을 방조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징계 절차 착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직원 두 명에 대해 청와대가 자체 조사를 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 22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직원들과 회식을 했다가 술을 마시고 대리 운전 기사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관용차 운전대를 잡았다. 23일 새벽 청운동 주민센터에서 김 비서관이 경찰에 적발됐을 당시 김 비서관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2%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차량에는 또 다른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직원 두 명이 동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관계자는 "직원 두 명은 김종천 비서관과 귀갓길이 비슷해 동승했다"면서 "그런데 대리운전 기사가 차량이 주차된 식당을 찾지 못하자 김 비서관 본인이 100미터 가까이 운전해서 나가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대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대리운전 기사가 차량에 도착했고, 김 비서관은 차량 밖에 나와 있었다. 경찰은 동승자인 청와대 직원 두 명이 음주운전을 방조했다고 보지 않아 별도의 신원 파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비서관이 청와대 관용차를 운전한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업무 특성에 따라 의전비서관 등 일부 비서관에게 관용차가 지원된다"며 "관용차로 출퇴근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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