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입학 대가로 1억 받았다는 '귀족학교' 제보도 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입학 대가로 1억 받았다는 '귀족학교' 제보도 있다"

[인터뷰] 영훈중 비리 의혹 파헤친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

"잘 아시잖아요. 저는 굉장히 집요해요. 아시죠?"

서울시의원회관 6층, 김형태 교육위원실에 들어가자마자 서울시 공무원과 통화하는 내용을 듣게 됐다.

"기자들이 저에게 붙여준 별명이 있다. '교육 뉴스 제조기'다. '교육 뉴스 메이커'라고 하는데, 제가 '그래도 국어교사 출신인데 메이커보다는 '제조기'로 해달라고 했다. 서울 교육 뚜벅이, 서울 포청천2, 그렇게 몇 가지로 불러주더라."

김형태 교육위원은 사학 비리를 고발했다가 해직된 교사 출신이다.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사학 비리를 감시하는 서울시 제5선거구(강서·양천·영등포) 교육위원에 당선돼 '극적 반전 주인공'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인물이다.

이런 '스토리'의 다른 모든 전형처럼 그가 교육위원이 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시를 좋아하던 양천고등학교 국어교사이던 김 위원은 2007년 이 학교의 상록재단의 공금 유용 등의 의혹을 폭로했다. 결국 2009년 3월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파면된다. 교육부가 징계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학교 측은 이를 무시하고 그를 결국 '해직 교사'로 만들었다. 그는 2009년 3월 10일부터 218일간 1인 시위를 한다. 외로운 투쟁이었다.

김 위원은 이후 지방선거에 출마했고, 시민들은 그를 서울시 교육위원으로 만들어줬다.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부정 입학 의혹을 파헤쳤다. 그 때문에 기자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김형태 위원이 또 일을 냈다. 영훈국제중학교의 부정 입학 의혹을 파헤쳐 서울시교육청의 특별감사를 이끌어냈다. 이와 관련해 한 학부모는 지난 4일 "아이가 입학 대기자 상태일 때, 학교 고위 관계자로부터 '입학을 시켜줄 테니 현금 2000만 원가량을 내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영훈중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게 됐다. 사배자 전형은 부유층 자녀들이 대다수인 영훈중과 같은 사립학교의 구성원 다양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이 학교에 대한민국에서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했다는 것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대다수 학생이 부유층 자녀들이어서 애초 사배자 전형으로 들어간 아이들이 적응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쭉 있어온 상황에서, 사배자 전형이 부유층의 '고급 학교' 입학 통로로 이용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이상할 것도 없고 또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위원은 이른바 '귀족 학교'라 불리는 영훈중 등 특성화 중학교가 불러일으키는 논란의 핵심이 "사학과 부유층이 가진 '탐심'의 만남"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일보> 신춘 문예에 당선돼 등단한 현역 시인, 국어 교사 출신의 '현장 경력'으로 무장한 김 위원이 바라보는 '학교 개혁'은 어떤 것일까. <프레시안>은 7일 저녁 김 위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


"초심·열심·뒷심, 3심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 해직 교사 출신 서울시 교육위원, 이력이 독특하다.

김형태 : 저는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 아니다. 똑똑한 척하고 잘난 척할 필요도 없고 인물이 좋은 것도 아니다. 다만 하나, 다른 사람이 갖지 않은 게 있다. 부끄럽지만 남들이 불러주는 몇 가지가 있다. 진정성, 그리고 우직함이다. 하나 더 짚으면 제가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다. 한 가지를 잡으면 그게 어떻게 결말을 맺는지 보려고 하는 집요함이 있다. 흔히 정치인을 얘기할 때 '정치에 물들었다'고 하면 '유불리를 따진다'는 말을 많이 한다. 제 원래 꿈은 목사님이나 신학대 교수였다. 그러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신학대학에 못 가고 꿈을 접었다. 그리고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다. 제가 쓴 시집이 있는데 <아버지의 빈 지게>라는 제목이다. 11년 만의 시집이다. 제가 작년에 이 시집을 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나이에 냈다. 더 늦기 전에 내고 싶었다.

▲ 김형태 서울시 교육위원 ⓒ프레시안(박세열)

프레시안 : 1인 시위를 200일 넘게 했다.

김형태 : 13개월 했다. 일부 개인 사정 빼고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했다. 저는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했던 것밖에 없다. 친구 같은 선생님, 가족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양천고 교사 시절 사학의 비리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해직됐다. 해직, 좋다. 그 후에 내가 갈 곳이 없었겠나. 아내가 '당신은 꽃을 좋아하니 꽃집을 내자'고도 했다. 학원으로도 갈 수 있었다. 그런데 해직된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정당한 일을 한 것인데 왜 해직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노회찬 전 의원과 비슷한 경우다. 나는 학교에 있는 도둑을 잡아달라고 했는데, 잡아달라는 도둑은 안 잡고 고발자를 잡은 것 아닌가. 나는 가르친 대로 행동했고 배운 대로 행동했다. 내가 잘못한 게 있어야 파면이 되지 않나. 파면, 사형 선고다. 보통 학교에서 파면되는 사례는 몇 가지 안 된다. 돈을 횡령했거나 폭력을 행사했거나 성적 조작을 했거나. 그런데 나는 파면이 됐다.

프레시안 : 교사들은 그렇게 쉽게 파면되는데, 높은 사람들은 비리를 저질러도 파면이 안 되는 것 같더라.

김형태 : 그렇다. 늘 제가 부르짖는 게 있다. 진실을 말했는데 파면되는 세상은 잘못된 세상이다. 올바른 일을 했는데 상을 주는 게 아니라 징계를 한다? 이것은 바꿔야 한다. 진실을 말하는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세상은 좋은 세상이 아니다. 진실을 수다 떨듯 말할 수 있어야 진짜 민주 사회다.

프레시안 : 진정을 할 곳도 있었을 텐데?

김형태 : 이것은 아니다 싶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다. 국가 기관이라는 국가 기관에는 다 손을 벌렸다. 교과부, 인권위, 법무부, 청와대까지. 제가 요새 민원인들이 하는 걸 다 아는데, 다 제가 해 봤기 때문이다.(웃음) 그런데 기관들이 대부분 손을 안 잡아주더라. 언론까지 손을 안 잡아줬으면 내가 묻혔을 거다. 그런데 200건 정도 언론 보도가 나갔다. 13개월째 남부지검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으니까, 검사가 보자고 하더라. '제발 1인 시위 좀 그만해달라'는 것이다. 뉴스가 나오니까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남부지검에서는 오로지 저 혼자만 1인 시위를 했었다. 그 후에 수사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교육위원에 제가 당선된 후에야 수사를 시작하더라.(웃음)

프레시안 : 수사를 시작한다는 말을 들은 후 1인 시위를 접고 교육위원에 출마한 것인가?

김형태 : 그건 아니다. 당시 공정택 교육감의 비리가 심각했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생각했다. 당시 선거가 있었고 공정택 교육감(의 교육 정책)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곽노현 전 교육감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는지 보려고 했는데, 민주·진보 시민단체 등에서 '선생님은 교육위원에 나가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처음엔 '제 주제에 무슨 교육위원이에요. 말도 안 돼' 했다. 그런데 계속 요구를 하셨다. 또 하나가, '선생님이 비록 떨어지더라도 곽노현이 당선되는 데 1%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

프레시안 : 아주 간신히 이겼다. 0.6%포인트 차이였더라.

김형태 : 교육감만 바꿀 수 있다면 좋다는 생각을 하고 그 선거에 저는 인생을 다 걸었다. 죽을 둥 살 둥 했다. 제가 운이 나쁜 게 7번을 배정받았다. 문용린 교육감이 된 이유 중 하나로 번호 잘 뽑은 것도 있지 않겠나.(웃음) 7번 됐으니 더 열심히 해야 했다. 그리고 상대 중에는 교육장 출신도 있고 교육위원 출신도 있는데, 나는 일반 평교사에다가 해직당한 교사였다. 다윗처럼 무모한 도전을 한 것이다. 저는 제가 당선된 게 잘나서라기보다 시민들이 '저 사람 정도면 힘없는 애들을 대변할 수 있겠다. 서울 교육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준 것, 그것 하나였을 것 같다. 그래서 초심을 잊지 않으려 한다. 성공하려면 '3심'이 중요하다. 첫째, 초심을 잃으면 안 되고, 두 번째 열심히 해야 하고, 세 번째 뒷심이 있어야 한다. 제 의정 활동 신조다. (서울시의회에) 와 보니까, 여기는 초심을 잃기 좋게 생겼더라.(웃음)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을 잊어버리면 안 된다.

"사학 비리, 사학법 개정 안 되면 '사학 조례'라도 통과시켜 막을 것"

프레시안 : 사학 비리에 관심이 많다. 사학 비리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뭐가 가장 필요한다.

김형태 : 궁극적으로는 사학법을 개정해야 한다. 작년에 사립학교법개정국민운동본부가 출범했다. 저도 거기에 함께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종교계 표를 의식했는지, 대선 전에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 얘기를 잘 안 들어주더라. 민주당이 좀 힘 있게 밀어붙였으면 박근혜 당시 후보와 차별화가 됐을 텐데…. 저는 (그렇게 되지 않은 것에)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에도 사학과 관계된 사람이 많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것을 건드릴 때 우리에게 유리할까 불리할까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민주당에는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어서 이것을 안 건드리는 쪽으로 전략을 세운 게 아닌가 한다.

프레시안 : 앞으로 사학법 개정 캠페인을 계속할 건가?

김형태 : 박근혜 정부에서 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한 게 각 시도별로 조례 제정을 하자는 것이었다. 김상곤 교육감이 있는 경기도가 이번에 사학 조례(경기도 사학기관 운영 지원·지도 조례 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조금 미뤄졌는데, 서울의 경우도, 제가 그것을 받아서 조례를 낼 것이다. 사립학교에 비리가 있는데, 사립학교가 치외법권 지대는 아니지 않나. 다른 것은 말하지 않더라도, 몇 가지 예를 들겠다. 어떤 사람은 대법원에서 비리로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사학에 여전히 있다. 공립학교는 60만 원 비리로 교사가 해임되는데, 사학법은 수십 배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도 주의, 경고뿐이다. 지금 대표적으로 숭실고등학교 교장직무대리가 대법원에서 500만 원 확정 판결을 받았는데 그 자리에 앉아 있다. 교육부가 해임하라고 해도 (재단이) 안 한다. 동구마케팅고 행정실장, 대법원에서 비리 관련 확정 판결이 났다. 그런데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치외법권인가. 그런 학교는 교육청이 행정적 제재 조치를 확실하게 가하라는 게 사학 조례의 취지다. 물론 잘되는 사학은 아낌없이 지원하는 내용도 있다.

프레시안 : 사학법은 이사진 구성을 제재하는 것인데,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켜야 하는 사안이라 지금은 어려우니, 일단 조례를 통해서 비리를 저지른 사립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이나 행정적 불이익 조치, 이를테면 일부 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것 등을 강화하자는 취지인가.

김형태 : 그나마, 공립에 준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 경기도에서 3월 중에 처리하면 서울에서도 4월 중에 제출하려고 한다. 최근에 화제가 된 영훈중 문제도 사학 비리와 관계가 있다. 비슷한 맥락이다. 제가 있었던 학교 상록학원(양천고), 진명여고 매각 관련 문제, 숭실고, 청숙(서울외고), 그리고 다음은 교장 집에서 17억 원이 발견됐다고 하는 청원학원 등이 비리로 감사를 받았다. 그 외에도 여러 사학 비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제가 원하는 만큼 뭐가 안되는 것이다. 사학 비리의 구조는 간명하다. 사학을 운영하는 분들에게 공적인 마음이 없다. '내 학교 내 마음대로 하는데 뭐가 문제냐' 하면서 구멍가게처럼 학교를 운영한다. 그래서 횡령하고, 애들 상대로 코 묻은 돈 빼먹는다.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오로지 장삿속이다. 모든 비리 사학의 공통점이다. 영훈국제중학교 같은 경우는 더 특별하다. 사학 비리의 사례이면서, 부유층 학부모의 욕심과 사학의 장삿속이 만난 것이다.

"특수목적학교에서 입학 대가로 1억 받았다는 제보도 있다"

프레시안 : 영훈중의 경우는 사회적으로도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 같다.

김형태 : 의정 활동의 초점을 크게 두 가지에 맞춘다. 잘못된 것을 바로 세우는 일, 그리고 어렵고 부당하고 소외받고 있는 사람을 위하는 것이다. 그분들이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제가 한 것처럼 손을 내민다. 그런데 사실 잡아주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 분들이 돌고 돌다가 저에게 찾아온다. 작년 11월쯤 (영훈학원과 관련해) 저에게 민원이 왔다. 이미 행정감사가 끝나 다루지 못하고 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했는데, '이런저런 계획이 차서 어렵다'고 해 미뤄지다가 지난 1월에 했다. 당시 감사 대상은 영훈고등학교였다. 여기는 특별한 게, 제가 비리 사학을 많이 봐왔는데 여기(영훈학원)에는 공무원 출신이 5명이나 와 있더라.

프레시안 : 요즘 특히 많이 회자되는 전관예우다.

김형태 : 교육청의 전관예우 사례이고, 교육청과 사립학교의 밀착 관계다. 아니, 보통 한두 명이 가는데, 여기는 다섯 명이다. 사학이 교육청에서 공무원을 데려가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예산을 많이 가져오려고 한다. 둘째, 여러 문제들을 무마하기 위한 목적이다. 영훈(학원)에는 심지어 감사관 출신이 두 명 가 있다. 감사관 출신들은 겁을 안 내더라. 감사관 출신이라 문제가 되는 게 뭔지 잘 알기 때문에 자료 하나 얻기도 얼마나 힘든지…. 감사 중에는 며느리가 영훈중 교사인 사람도 있다. 상식적이지 않다. 합리적 의혹이 제기될 수 있지 않겠나. 설명을 들어봐야 한다. 학교가 해명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 "특수목적학교, 자사고 특목고 등을 다 포함한 학교들에는 사회 지배층(부유층)의 욕심, 탐심이 엮여 있다. 돈 걱정은 안 하고 자식 교육 걱정을 하는 사람들, 정문으로 자식을 못 보내니까 후문을 찾게 되는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영훈중 사건의 본질이 뭐라고 보나?

김형태 : 비리 문제나 전관예우 문제도 지적했는데, 영훈국제중학교다. 국제중 문제가 또 걸린다. 부유층, 특권층, 사회 지도층? 사회 지도층이라는 말은 안 쓰기로 했다. '얼숲'(김형태 위원은 페이스북의 줄임말 '페북'을 얼굴숲, 즉 '얼숲'으로, 페이스북 친구'를 '얼벗'으로 바꿔 불렀다)의 '얼벗' 친구들이 그 말을 쓰지 말라고 하더라. 무슨 사회 지도층이냐. 얼마나 우리 부자들이 존경을 못 받으면 이런 말이 나오나. 지금은 사회 지도층이 아니라 마치 사회 지배층 같다는 것이다. 특수목적학교, 자사고, 특목고 등을 다 포함한 학교들에는 사회 지배층(부유층)의 욕심, 탐심이 엮여 있다. 돈 걱정은 안 하고 자식 교육 걱정을 하는 사람들, 정문으로 자식을 못 보내니까 후문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 '탐심'을 잘 아는 학교들은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부유층의 과도한 욕심과 잘못된 자식 사랑, 그리고 학교들의 장삿속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김형태 : 이건희 회장 손자가 사배자(사회적 배려 대상자)라고 하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학비에 부대 비용으로 1년에 1000만 원 이상 들어가는 학교가 탄생하자 여론은 '귀족학교'라 비판했다. 그래서 나온 게 사배자 전형이다. 정원을 열어놓은 게 20%인데, 채우기도 어렵고 찬 후에도 아이들이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학비는 무료인데 부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성장기 아이들이 기죽는 문제, '왕따' 당하는 문제도 있다. 학교들이 직간접적으로 부추긴다. 학교 입장에서도 그 아이들이 나가길 바라는 것 같이 느껴진다. 다시 부유층이 그 자리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영훈중 입학과 관련해 한 학부모가 '2000만 원 뒷돈'을 줬다고 폭로했다.

프레시안 : 비슷한 사례가 또 있을 것 같은데?

김형태 : 다른 서울 시내 특수목적학교인 A학교에서는 5000만 원까지, 심지어 1억 원을 받았다는 제보까지 들어와 있다.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이번에 감사나 수사를 통해 제도적으로 사배자 전형을 개선해야 한다.

프레시안 : 교육위원을 그만두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김형태 : 이제 임기가 1년 남았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을 보게 되지 않겠나. 그때 되면 할 일이 있을 것이고, 지금은 하루하루 열심히 하려고 한다. 뭘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 나도 비정규직이다. 학교에 있을 때는 정규직이었는데, 지금 나는 파견된 기간제 선출직인 셈이다. 기간제들의 불안감을 알겠더라. 그러나 그런 불안감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시 선거에 나와도 된다는 보장이 없다. 해직된 순간부터 내 인생이 내 인생이 아니었다. 1인 시위 하다가 격랑에 발 한번 담갔을 뿐인데, 격류에 휩쓸려 교육위원까지 됐다. 하늘은 그런 계획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겐 그런 계획이 없었다. 단, 주어진 일은 열심히 한다. 의원 생활을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손해다. 단 영향력이 있다. 시민들에게 위임받아서, 시장에게 질문하고 교육감에게 자료를 내놓으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열심히 하면 달라지는 게 있더라. 한마디만 덧붙이겠다. 하루는 길지만 1년은 짧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 말고 다른 생각은 안 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