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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없는 세종시 공공하수처리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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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없는 세종시 공공하수처리시설

부강면·연동면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사업, 자부담 제각각…도로 마구 파헤쳐 불편 초래

▲세종시가 시행하는 '연동·부강면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사업'이 부강면 시장길 일대서 진행돼 차량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프레시안(김수미 기자)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가 연동·부강면 일대서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사전 안내도 제대로 하지 않고 명확한 기준 없이 시설 개·보수 비용 일부를 주민들에게 부담시키는가 하면 도로를 마구 파헤쳐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마련이 요구된다.

세종시는 총사업비 393억 6800만 원을 투입, 기존 우수와 오수를 동시에 처리하는 합류식 하수도를 오수관거로 신설해 오수만 별도로 처리장으로 이송하고 기존 합류식 관거는 우수관으로 활용하는 ‘연동·부강면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내년 12월까지 시행되는 이 사업은 부강면 부강·문곡리와 연동면 명학·응암리의 공공하수처리시설 및 오수관거 신설, 노후관거를 정비해 방류수역의 수질을 개선하고 기존 부강 폐수종말처리시설의 여유용량을 확보하는 등 지역주민 보건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세종시는 현행 하수도법에 따라 배수설비를 토지 또는 건물소유자가 설치 유지관리 하도록 돼 있으나 이번 대규모 정비 사업을 통해 국고 및 시 부담으로 일괄 정비를 하고 향후 정비구역 내 배수시설비의 신규 및 재설치, 정화조 폐쇄는 개인에게 부담하도록 했다.

또한 ‘연동·부강면 공공하수처리시설 사업계획서’에는 정화조 폐쇄에 대해 '소유자가 직접 폐쇄함이 원칙이나 장비 진입이 가능한 단독주택 소형정화조에 대해 소유자가 분뇨 수거시 시공사에서 관로 터파기 토사로 흙채움 작업을 지원하기로 협의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주민들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가 하면 주민들이 공사업체에 내야 하는 자부담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채 공사비용을 청구해 곳곳에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더욱이 공사업체가 도로 여러 군데를 파헤치면서 차량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는가 하면 김장철을 맞은 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로 세종시가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지난달 26일 부강면사무소에서 12개리 이장단을 대상으로 개최한 주민설명회에는 이장과 단체장,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주민 등 30여 명만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오수관거가 신설되는 부강8리, 문곡 1·2리, 연동면 명학리에서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세종시는 사업계획서는 물론 배수설비공사나 주민 협조사항에 대한 사전 안내문을 발송하지 않았으며, 사업에 관한 설명을 받은 이장들이 주민들에게 이에 관한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주민들은 내용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 부강면 부강리 주민 A씨는 “시가 말 한대로 정화조 퍼내고 그 위에 흙 몇 바가지 얹어 주면 끝나는 게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흙이 주저앉을 우려가 있는데 자비를 들여서라도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싶어하지 않겠냐”며 “시가 발주한 공공사업임에도 가구당 받는 금액이 적게는 3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까지 시공사가 부르는 게 값인데 주민 부담금이 이렇게 큰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B씨는 “공사 대금이 많이 청구됐다 싶어 시에 민원을 제기하면 일부 비용을 깎아주기도 하고 다시 시공사와 흥정을 하면 깎아 줄 것 같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며 “개인적으로 정화조를 메우는데 발생되는 비용을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화조 크기라든가 건설장비 동원, 인력 투입 등 비용이 발생되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씨는 “공사가 시작되면 도로가 협소해 며칠씩 차량도 통제 되고 사람도 못다니기 때문에 장사를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나만 편의를 봐달라고 할 수도 없고 언제까지 공사가 진행되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하다”며 “최소한 며칠이 소요되는지 안내라도 해주면 문을 닫든 나름 대책을 세울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D씨는 “공사대금을 계좌이체로 받기 때문에 영수증을 달라고 해야 확인증을 끊어 준다”며 “시골이라는 특성 때문에 혼자 사는 노인들도 많고 한데 이런 부분에서 철저히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상하수도과 관계자는 “지난달 이장단 주민 설명회에서 이번 사업 계획에 대해 밝혔는데 생업에 종사하는 이장들이 많다보니 한 번에 모이기가 쉽지 않다”며 “시공사에서도 주민들이 사업에 대해 숙지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민원이 발생한다고 하소연하고 있어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은 필요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안내장으로 만들어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화조 메우는데 발생한 비용에 대해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하는데 정화조 메우는 부분은 개인의 선택사항이지 반드시 해야 하는 사항은 아니다”라며 “굳이 하겠다는 분은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는데 비용은 정화조 몇 리터당 얼마 그런 기준은 아니고 투입된 인력과 시간에 비례해 산정된 인건비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마을 곳곳에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공사 플래카드를 걸고 현재도 집집마다 공사 안내문을 붙인 뒤 공사를 하고 있다”며 “공사 구간은 일주일 전에 빨간 페인트로 마킹을 해놓고 해당 가구를 방문해 사전 안내서를 나눠드린 뒤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정화조를 메우는데 발생하는 비용이 제각각이라는데 대해서는 “이전 공사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해 최소단위가 30만 원 선이다. 투입된 인부와 이동거리, 작업시간 등과 비례해 가격을 책정한 것인데 이를 일일이 어디에 뭐가 들어가고 이동거리 몇 미터, 자제가 얼마나 쓰였는지, 이런 거 적으려면 일하기 어렵다”며 “정화조 메우는 것은 주민 선택사항이지 강제사항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연동면도 이번 주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명학리 다산청정 아파트에서 공사가 시작됐는데 시는 공사에 앞서 아파트 입주자 대표와 만나 출근시간대 덤프 차량 통행을 피하고 살수차를 주기적으로 투입해 비산먼지를 없애기로 협의했다.

또 부녀회장, 동대표 등과 수시로 만나 주민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공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주민불편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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