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공동대표는 4일 자신의 지역구를 선택한 안 전 교수에 대해 "야권 후보 중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인데 가장 어려운 곳에 나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노원병, 안철수 아니어도 야권이 의석 확보할 수 있는 지역"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4.24 재보궐 선거 서울 노원병 출마 소식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고 있다.ⓒ연합뉴스 |
이런 비판의 근거는 노원병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노 대표는 "여기(노원병)는 자신이 아니더라도 야권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제 판결 이후 여론조사도 한 바 있고 안 교수 외에 누구도 나가서 이길 수 없다면 안 교수가 나가는 게 맞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표는 이어 "안 교수가 노원병에 출마한다면 야권의 의석을 늘리는 데는 기여하지 못하게 되고 그 점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의미부여가 너무 미미한 것 아니냐는 실망감이 있다"고 말했다.
노원병 지역의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해 노 대표는 "이 의석을 새누리당에 다시 내주지 않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과제이긴 하지만 야권 단일화라는 것은 서로의 어떤 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될 때, 그리고 단일화에 대한 명분이 분명할 때 가능한 일인데 최근에 벌어진 이 과정은 그 신뢰나 존중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쉽고 편한 길만 찾아가면 계속 쉽고 편한 일생 보내게 된다"
노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선 "제가 안 교수라면 (부산 영도와 같은) 길을 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에 이르렀던 길도 그런 길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걸어갔던 길을 보면 오히려 상황을 변전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들을 가능하게 만들거나, 또 옳은 일임을 의식한다면 어려움 속에서도 도전하는 게 더 큰 울림과 감동을 주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쉽고 편한 길만 찾아가서는 계속 쉽고 편한 일생을 보내게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행자가 '지금이라도 안 전 교수가 (부산 영도 출마로) 마음을 돌려야 하나'라고 묻자 노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안철수 전 교수가 이번 재보궐 선거 지역 가운데 부산 영도를 택하지 않고 그나마 '안전한 곳'으로 분류되는 서울 노원병을 자신의 복귀 무대로 선택한 것에 대한 지적은 민주통합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부산 영도는 오랫동안 야권이 자리를 잡지 못했던 영남권이면서 지난 대선의 최대 격전지였고, 새누리당에서 김무성 전 의원의 출마가 예상돼 이른바 '빅매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승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부산 쪽으로 출마하셨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소회는 좀 든다"고 말했다.
설훈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도 비대위 회의에서 "지역의 갈등구도 타파는 새 정치에 필요한 부분인만큼 부산 영도에 출마하는 것이 좋을텐데 노원에 출마한다는 것은 성급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설 위원은 "본인의 출마지역을 어디로 할지 귀국한 뒤 광범위하게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安, 기자회견 전에 각본 짜 맞추듯 전화해 양해 구한 척…구태정치"
한편, 노 공동대표는 안철수 전 교수가 노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양해를 구했다는 주장에 대해 "(통화에서) 노원병 출마 문제는 전혀 언급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아마 저한테 그렇게 양해를 구했다면 제가 솔직하게 제 생각을 말씀드렸을 것인데 그렇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어디에 누가 출마하든가는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일 수 있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까 기자회견을 잡아놓고 한 시간 반 전에 저한테 전화해서 간단하게 통화한 뒤 마치 양해를 구한 것처럼 각본을 짜 맞추듯 하는 것은 새 정치가 아니지 않느냐, 저희들로서는 하고 싶지 않은 구태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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