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예산안 삭감 문제를 두고 18일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열렸지만 양측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지 못한채 결렬됐다. 차기 회담에 대한 합의도 없이 결렬돼 대치 정국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안상수 제안한 '투트랙 방식' 합의 도달 못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선 소위 구성·후 삭감 논의"를 주장했다. 예산안 증액·삭감'을 논의하는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면서, 삭감 논의를 위한 여야 원내대표+여야 예결특위 간사의 '4자 회담'을 병행 가동시키자는 것이다. 이른바 '투트랙' 방식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선 삭감·후 소위 구성"을 주장했다. 즉 원내대표 회담에서 4대강 예산을 삭감 규모를 합의한 후 소위를 구성, 그 틀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수자원공사 사업비 3조2000억 원에 대한 800억 원의 이자 충당금을 한 푼도 인정할 수 없다. 국토해양부 예산 중 대운하로 의심되는 2조 5000억원을 삭감한 1조 원의 예산만 인정하겠다"고 주장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결국 6조7000억 원 가운데 1조 원만 인정하겠다는 것은 놀라운 발상이다. 이자 충당금 800억 원을 삭감하면 수공 예산을 없애자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4대강 사업의 알맹이가 빠지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4대강 예산 협상의 미미한 진전?…'글쎄'
1시간 여 논의 끝에 평행선을 달리자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생각하는 불요불급한 부분을 제시하라. 민주당의 제안을 검토해본 후 다시 만날지 여부를 논의하자"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이 삭감안을 마련해오면 원내대표 회담 의제로 올려 협상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이강래 원내대표도 회담 결렬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안 원내대표의 제안을 언급하며 "어림짐작으로는 그쪽과 관련된 부분은 충분히 협상의 여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해석이 나오자 안상수 원내대표는 신성범 원내대변인을 통해 "민주당이 안을 가져오면 협의는 할수 있으되 최종 무대는 계수조정소위가 되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주장을 일부 수용하는 모양새를 보이되, 삭감 규모가 크면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안상수 원내대표의 오늘 태도를 보면 상당히 문제를 풀려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안타깝게도 4대강 사업의 실질적 결정권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고, 한나라당에 부여된 재량권이 협소하다"고 '영수 3자 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 원내대표는 "내가 정몽준 대표의 '대통령·여야 당대표 3자 회담' 제안에 대한 일부 언론이 물타기를 한다고 하는데, 예산 문제가 3자 회담의 의제라는 것이 잘못된 전제 조건이라는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그 이외 정국 현안과 관련해) 3자 회담은 정몽준 대표 제안대로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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