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故 손교민 씨의 어머니(이미자, 71세)가 광주 서강고등학교를 찾았다.
“아들의 꿈을 이렇게라도 모교에 전달합니다”
이 씨의 손에 들린 장학금 500만원과 아들의 사진을 건네며 부탁한 말에 학교 관계자들은 숙연해졌다.
서강고등학교 제14회(1993년) 졸업생인 故 손교민 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했으나 가정형편으로 인해 군대에 입대했다.
1년 6개월 동안 성실하게 군복무를 이행하던 중 1995년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이 씨는 아들의 사망 원인 규명과 적절한 보상을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녔고 그 결과 정부로부터 약간의 유족연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2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지갑 속에 아들 사진을 갖고 다닌다”며 눈물을 글썽이던 이 씨는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추억을 자주 이야기했다”고 밝히고 “아들의 한이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하는 마음에 학교를 찾았다”고 말했다.
당시 3학년 담임이었던 김형배 교사는 “보성에서 올라와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 힘들었을 것임에도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이어가던 학생이었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
강선태 서강고 교장은 “성실한 졸업생을 잃어 안타깝고 애절한 마음이다. 어려운 일을 당하셨음에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고 계신 어머님께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이러한 어머님의 뜻이 고인의 후배들에게도 큰 감동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미자 씨는 보성군청에 매년 장학금을 기부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들을 후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강고는 이러한 뜻을 이어받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본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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