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홍남기가 경제사령탑…김수현은 포용국가 큰그림"

'포용국가', '원팀' 강조하며 개혁 후퇴 비판 진화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투톱' 교체를 단행한 의미에 대해 청와대는 9일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철학과 기조의 연속성을 이어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힘 있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를 발표하며 "이번 인사의 특징적인 키워드는 포용국가, 원팀, 실행력, 정책 조율 능력 등 네 가지"라고 밝혔다.

'포용국가'는 소득 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 공정 경제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장하성 정책실장 교체로 '소득 주도 성장론'에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인사는 분위기 쇄신 차원일 뿐,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 변화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윤영찬 수석은 먼저 홍남기 내정자에 대해서는 "경제 정책을 지휘하는 사령탑으로 포용국가의 동력을 확실히 만들어낼 분"이라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70여 차례 지속된 이낙연 국무총리의 주례 보고에 배석해 누구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특히 이낙연 총리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에 대해서는 "현 정부의 국정 과제를 설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경제 사회적 격차 해소와 저출산 고령화 사회 극복을 위한 종합적인 사회 안전망 구축을 통해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종합적으로 추진해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김수현 신임 실장에게 '사회 안전망' 분야를 맡김으로써 장하성 전임 실장의 '소득 주도 성장론'을 이어가게끔 하겠다는 신호를 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이 '경제 분야 비전문가'라는 여권 일각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윤영찬 수석은 "김수현 실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국가의 설계자"라며 "경제는 야전 사령탑으로서 홍남기 신임 부총리가 총괄하기 때문에, 김수현 실장은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실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전임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의 갈등론을 인식한 듯 앞으로 신임 경제 투톱은 '원팀'이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예산안 심사 중에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을 교체해서는 안 된다는 요청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경제 투톱 인사 문제가 내년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비서실은 바로 임명할 수 있지만, 장관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기까지 통상 한 달이 걸린다.

윤영찬 수석은 인사를 서두른 이유에 대해 "국회에서 예산안을 심의 중인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인사와 관련한 부분들에 대해 오래 전부터 얘기가 돌았고, 신임 경제 부총리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 장하성 실장과 김동연 부총리의 갈등설을 마무리짓고 '분위기 쇄신'을 원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윤영찬 수석은 "김동연 부총리께서 인사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국회에서 예산 처리를 위해서 전력을 다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7일 "(지금이)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 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는 '폭탄 발언'을 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공정 경제 전략 회의'와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모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노형욱 신임 국무조정실장에 대해서 청와대는 "재정과 예산에 정통한 경제 관료 출신으로 규제 혁신을 충실히 이행해가는 등 안정적 국정 운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연명 신임 사회수석에 대해서는 "사회 복지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손꼽히는 권위자로 격차를 줄이고 더 공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나갈 사회 정책 추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