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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회 소방의날] “소방관, 당당한 직업의식에 격려와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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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회 소방의날] “소방관, 당당한 직업의식에 격려와 박수를”

채수종 세종특별자치시 소방본부장

▲8일 채수종 세종특별자치시 소방본부장이 세종소방본부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김수미 기자)

지난 6월 세종시 새롬동 주상복합 신축 공사현장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해 세종시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의 피해를 냈다.


당시 3동 지하에 갇힌 3명의 인부들을 구하러 인명구조 베테랑인 윤종혁 소방관과 김동철 소방관 등이 투입됐지만 칠흑 같은 어둠과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화염 속에서 윤 소방관이 맨홀에 빠져 중상을 입었다.


김 소방관은 자신의 산소통을 윤 소방관에게 벗어주고 탈출해 다시 구조 장비를 갖춘 뒤 되돌아가 윤 소방관을 구해냈지만 지하주차장의 근로자 3명은 끝내 주검으로 발견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당시 소방관들의 살신성인과 그 속에서 피어난 동료애가 화제를 모았다. 몸을 사리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대형참사를 막았던 소방관들.


9일 제56주년 소방의 날을 맞아 채수종 세종특별자치시 소방본부장은 "세종시 새롬동 주상복합 신축 공사현장 화재 당시 몸을 사리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준 대원들 덕에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대원들이 불구덩이에 뛰어들어 구조작업을 했지만 미처 대피할 수 없었던 분들이 봉변을 당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당시 부상 대원은 완치돼 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이 활동 중이다.


2012년 7월 신설된 세종특별자치시 소방본부는 1990년 3월 조치원 119안전센터와 공주소방서 조치원 119안전센터가 모태가 됐다.


2012년 만해도 130명 규모였는데 현재는 2개 소방서, 8개 119안전센터, 7개 119지역대에 모두 395명의 대원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7월 56명이 충원돼 최소한의 법정 기준 인력은 아니어도 교대근무의 특수성이 반영된 3교대를 돌릴 수 있는 인력은 마련된 셈이다. 다만 장비들이 타 시·도에 비해 첨단 고가의 장비가 많은데도 여유 있게 운영할 상황은 못 된다는 것은 보완해야 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종은 지역안전지수 화재분야에서 전국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내막은 이렇다.


인구밀도가 적고 인구대비 기준 화재발생건수가 많으면 등급이 안 나오게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종은 인근 도시 대전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채 본부장은 “세종은 현재 성장도시이자 도·농복합도시로서 소방거점인 소방서나 안전센터가 면적에 비해 떨어져 있다. 대상물이나 건축물이 갑자기 급증하는 시기라 화재발생 건수가 많은 게 현실이다. 대상물을 위주로 행정을 하다 보니 인구 대비 화재 발생건수가 다른 시·도보다 높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대전만 해도 대상물 대비해서 인구가 어느 정도 받쳐 주니까 발생 건수가 희석되는데 성장도시면서 건축물이 급증하니까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쓰레기 태우다 재산피해가 없어도 출동이 되면 화재로 잡기 때문에 이런 데이터로 화재안전지수를 산출하다보니 만년 꼴찌를 면치 못하는 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세종소방본부는 올해 화재 발생 건수를 3분의 1로 대폭 낮췄다. 빈발 대상 지역과 대상물을 중점적으로 예방 순찰한 결과다.


직원들을 쥐어짜다시피 한 피땀 어린 결과이기도 한데 이마저도 이미지 쇄신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 6월 새롬동 화재에서 인부 3명이 숨져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만년 꼴찌에서 벗어날지 회의적이다.


채 본부장은 "범죄든 화재든 사회가 존재하기 위한 필요악인지도 모른다"며 "프랑스의 뒤르껭이 '범죄정상설'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단순 사망자가 몇 명이라는 데이터로 화재안전지수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분석하고 타 지역과 똑같은 불균형은 있는데 직원들이 노력해도 성과가 수포로 돌아간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로 인해 시민들에게도 불안감을 조성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결과가 늘 마음에 걸린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평소 신조가 ‘기본에 충실하자’다.


“소방은 현장행정이기 때문에 교육훈련이 필수다. 중앙에서 지시하는 교육훈련은 현장에서 효과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타율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팀 중심으로 장비조작이라든가 화재진압, 구조기법 등을 자율적으로 즐기면서 배울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했다.”


그래서 실행한 것이 자체소방경연대회다. 직원들 간에 선의의 경쟁의식도 생기고 장비조작 능력도 향상시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능수능란한 움직임이 자랑스럽기까지하다.


그는 “비유하긴 좀 그렇지만 지난 새롬동 화재 때도 곳곳에서 드라마틱한 장면이 많이 잡혔다. 국무총리실에서도 수범사례로 요청할 정도로 직원들이 자기몸처럼 장비조작 능력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타 지역과 차별화된 근무현황이 있다면 특수 구조단이 소방서 소속이고 대신 소방서에 일반 구조대가 없다. 특수구조단이 일반구조와 특수구조까지 콤보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일반 행정의 단층제의 모습이 소방에 그렇게 투영돼 119특수구조단 세종소방서에 있는 구조업무자체가 타 시·도에서 볼 수 없는 그런 것들이라 할 수 있다.


뭐니뭐니해도 첨단화된 장비를 빼놓을 수 없다. 70m 굴절차가 서울, 부산 다음 전국서 세번째로 세종에 있다. 25층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길이로 지난해 들여 왔다.


세종은 도·농복합도시라는 특성으로 지역대라는 것을 운영하는데 타 시·도는 지역대 개념이 편차가 있는데 세종은 소형 소방차 한 대 정도, 구급차 한 대 정도 가용할 수 있게끔 타 시·도와 달리 지역대가 보강이 됐다.


의용소방대도 심폐소생술 전문자격증을 가진 사람들로 포진됐고 동절기 화목보일러 안전점검에도 소방공무원들과 협업해 활동할 정도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채 본부장은 내·외근 순환보직을 통해 둘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 시·도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내근은 내근만, 외근은 외근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일반인들은 외근만 영웅시하고 내근도 소방관이냐는 다소 냉소적인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내·외근 간 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이지 않는 이질감이 있었는데 현장경험을 통해 인적 데이터베이스가 높아지고 현장을 알아야 살아있는 기한도 나온다. 2~3년 정도씩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조직소통을 위해 순환보직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장 소방만 전부인 듯 한 사회 분위기, 이같은 관념은 환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근에 근평을 더 주고 외근에 근평을 낫게 주는 대신 위험수당을 주는 것으로 형평성을 맞추는 현재의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서로 간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채 본부장은 소방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관을 업무로 평가해 주셨으면 한다. 화재현장을 진압하고 인명구조를 해 내 현장에서의 영웅으로 박수 받고 그런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 컵라면 먹는 안쓰러운 집단으로 비화되는 모습은 오히려 신규직원들의 사기를 꺾고 자괴감을 키울 뿐이다.”


그는 “현장 직원들은 모두 당당하게 직업의식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다. 일부 처우가 못 미치는 부분도 있지만 점진적으로 국가차원에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민들이 더 많은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신다면 현장에 투입되는 소방관들은 오늘도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과 희생정신으로 사지로 달려 나갈 것”이라고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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