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TK 쥐어짠 국세로 '남 좋은 일'"이라고 보도한 대구신문 기사와 제목이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2018년 10월 기사 심의에서 대구신문을 비롯한 전국 일간신문 기사 62건과 광고 53건에 대해 '주의' 결정을 내렸다.
대구신문은 2018년 9월 4일자 1면에 보도한 "TK 쥐어짠 국세로 '남 좋은 일'" 제목의 기사로 주의를 받았다. 대구·경북지역의 국세 납부액이 크게 늘고 있으나 내년도 국비 예산액은 올해보다 각각 3.8%, 2.6% 줄어든 사실과 그에 따른 지역의 불만을 전한 내용이다.
이 기사는 "올해 지역기업과 지역민들이 국가에 내는 국세 납부액은 1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대구시와 경북도의 국비예산은 올해보다 각각 3.8%, 2.6%나 오히려 감소했다. 대구·경북 국비예산은 감소한 반면 지역기업·지역민 세수부담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국세 납부액이 소폭 상승한 광주와 크게 줄어든 전남의 내년도 국비예산액이 각각 13.2%, 10.9% 늘어난 점을 예로 들며 "지역기업과 지역민들이 부담하는 혈세가 타 지역 성장·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된다는 불만과 함께 'TK 홀대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들어 지역기업과 지역민들의 체감경기가 사상 최악의 수준인 상황에서 '인구수 및 경제규모 등을 감안해도 기울어진 예산편성'이란 역차별 논란과 함께 대구.경북에 대한 정부의 '혈세 쥐어짜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불평·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주의'를 줬다.
신문윤리위는 심의결정문에서 "기사는 역차별 논란을 제기하면서 대구·경북에 대한 국세 징수에 대해 정부의 '혈세 쥐어짜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묘사하고 마치 정부가 대구경북 지역에 대해선 다른 지역과 달리 과도하게 국세를 징수하고 있는 것처럼 기술했다"며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이 기사의 제목 「TK 쥐어짠 국세로 '남 좋은 일'」에 대해서도 "'남 좋은 일'은 실속 없는 헛된 일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이 제목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쥐어짠 국세로 다른 지역에 도움만 되는 헛된 일을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며 "이러한 제목은 배타적이고, 차별적인 표현으로 지역 주민들의 피해의식과 지역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윤리위는 이에 따라 "이러한 기사와 제목은 신문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신문윤리실천요강 제1조「언론의 자유·책임·독립」④(차별과 편견의 금지), 제3조「보도준칙」①(보도기사의 사실과 의견 구분), 제10조「편집지침」①(표제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
○ 적용 조항신문윤리실천요강 제1조 「언론의 자유․책임․독립」④(차별과 편견의 금지) 언론인은 지역간, 계층간, 성별간, 인종간, 종교간 갈등을 야기하는 보도를 해서는 안되며, 이에 근거해 개인을 차별해서도 안된다. 언론인은 아울러 장애인 등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며 이들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제3조 「보도준칙」 ①(보도기사의 사실과 의견구분) 기자는 사실과 의견을 명확히 구분하여 보도기사를 작성해야 한다. 또한 기자는 편견이나 이기적 동기로 보도기사를 고르거나 작성해서는 안된다.제10조 「편집지침」 ①(표제의 원칙) 신문의 표제는 기사의 요약적 내용이나 핵심적 내용을 대표해야 하며 기사내용을 과장하거나 왜곡해서는 안된다.
한편,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매월 기사와 광고 등에 대해 심의한 뒤, 이에 따른 조치 사항을 해당 언론사에 통보하고 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심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현행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운영규정' 9조는 "같은 규정 위반으로 1년 동안 3회 이상 경고를 받고도 시정하지 않는 경우 윤리위원회는 1천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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