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하고 공화당이 상원을 계속 장악할 가능성이 가장 유력시된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6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다만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이 앞서고 있지만 2016년 대선에서 보듯 이를 민주당의 승리가 보장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상원과 하원을 분점하는 것을 포함한 5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모든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하원 과반 차지…공화당 상원 주도권 유지
민주당이 상원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기존 의석에 추가로 2석을 새로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적 지형이 공화당측에 유리한 만큼 실현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다.
민주당이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공화당은 민주당이 수성에 나서는 많은 선거구에서 1-2석을 추가해 열세에 빠진 애리조나와 네바다주의 패배를 만회하는 것은 물론 1개 의석을 추가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하원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에 따르면 민주당은 18개 선거구에서 우세하고 공화당은 2개의 민주당 의석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모두 23개 의석을 새로 추가해야 한다. 이는 쿡 폴리티컬 리포트가 경합지로 평가한 30개 선거구 가운데 7개 선거구에서 이기면 된다는 것을 뜻한다.
중립적인 흐름이라고 해도 민주당이 경합 지역에서 이 정도의 성과를 얻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도 경합 지역의 선거는 분위기를 주도하는 정당으로 쏠리는 경향이 높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30석에 근접하는 의석을 확보한다면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정당이 하원을 주도하는 종래의 중간 선거 결과가 재현되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하원의 주도권을 빼앗긴 민주당으로서는 대단한 성과다. 또한 2020년과 2022년의 선거에서 민주당이 더 좋은 기회를 차지하도록 할 입지를 구축하는 셈이다.
◇민주당 하원 석권…상원은 팽팽
민주당이 선거 당일까지 전국적인 지지율에서 두 자리수의 우위를 유지한다면 하원의 30개 경합 지역 가운데 절반이 훨씬 넘는 지역이 민주당으로 넘어가고 공화당은 기존 의석의 일부를 잃는 경우.
민주당이 40석 이상 혹은 45석을 차지해 하원에서 압도적 우위를 갖는다는 시나리오다. 현재 42석으로 하원의 주도권을 갖는 공화당 보다 훨씬 나은 성과다.
두자리수의 지지율 격차가 상원 선거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면 민주당은 최소한 50대 50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 다만 선거의 판세가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공화당이 지키기에 나선 애리조나와 네바다주를 놓치더라도 민주당이 방어하는 입장인 노스다코타주에서는 확실한 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가 들어맞으려면 민주당은 테네시주나 텍사스주 가운데 한 곳에서 승리해야 하고 플로리다와 인디애나, 미주리. 몬태나, 웨스트 버지니아주 등 5개주를 모두 이겨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들 5개주가 경합 지역에 속해 있어 공화당이 근소하게 유리한 미주리주를 유지하고 나머지 4개주는 민주당에 돌아가는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이 테네시나 텍사스주 가운데 한 곳을 차지할 지도 확실한 것이 아니다. 민주당은 텍사스주에서 4반세기 동안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고 테네시주에서는 공화당 후보가 5% 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확실히 외면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민주당 상하원 모두 장악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을 6대1로 보았는데도 결과는 달라졌듯,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를 장악할 가능성도 역시 젖혀놓을 수 없는 시나리오다.
테네시주가 민주당에 넘어갈 것으로 보이는 데다 텍사스주까지 민주당의 차지가 된다면 민주당은 상원에서 51대 49 혹은 52대 48의 우세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노스 다코타주도 지킨다면 민주당의 의석은 최대 53석으로 늘어난다. 민주당에는 그야말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는 지각변동과 같은 충격적 결과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2016년 대선은 요행이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편협성이 역풍을 초래했다는 말들이 시중에 무성해질 것이다.
◇공화당 하원 수성…상원 의석수 확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전략에 대한 호응이 뜨거워진 덕분에 공화당이 하원 경합 지역에서 대부분 이기고 상원 선거에서도 이런 흐름이 재현된다면 가능한 결과다. 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네바다주, 더 나아가 애리조나주에서 공화당이 방어에 성공하고 플로리다와 인디애나, 미주리, 몬태나주에서 승리할 경우에나 이뤄질 수 있는 결과다. 공화당은 기존의 자당 지지 선거구만 지킨다고 해도 4-5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 어느 쪽이든 공화당은 53대 47 혹은 54대 46의 우세를 취하게 된다. 오차의 여지를 감안한다면 심지어는 격차가 55대 45로 크게 벌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정치 평론가들은 혼란에 빠질 것이고 여론 조사는 트럼프의 실질적 지지 기반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도마 위에 오를지 모른다.
이를 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확실한 신임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기성찰이 이뤄지게 될 것이다.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선거 결과
어쩌면 공화당이 하원에서 근소한 우위를 차지하는 반면에 민주당도 상원에서 공화당과 비등한 의석을 얻을지 모른다.
아니면 민주당이 하원 선거에서 승리하지만 공화당도 상원에서 몇개 의석을 추가할지도 모른다.
민주당이 테네시주, 텍사스주에서 이기되 낙승이 예상되는 지역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하원의 30개 선거구, 상원의 9개 선거구가 백중세여서 어떤 결과도 배제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사가 당신의 예상대로 깔끔하게 진행된다고 가정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베팅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대선에 이어 또다시 미국의 정치적 시대 정신을 근본적으로 오판하고 있다면 이처럼 완전히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4번째 시나리오와 마찬가지로 정치권은 혼란에 빠질 것이고 전혀 새로운 정치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만큼 향후의 정국 흐름을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