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겸 현 민주당 종교특위 위원장의 '반(反)동성애' 발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김 위원장이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도 동성애·동성혼을 허용하는 법률이 제정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보기 : 기독교 표 급한 민주당 "동성애 허용법 제정 안되게 노력")
특히 김 의원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공식 기구인 '종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후보의 공식 입장을 묻는 목소리도 크다. 문 후보가 이미 밝힌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은 김 의원의 주장과 거리가 있지만, 김 의원이 선대위 종교특위 위원장의 자격으로 마이크를 잡고 한 기자회견이기 때문이다.
14일 현재 트위터 등 온라인 상에서는 김진표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심지어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는 선언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김진표, 동성애자 인권과 기독교표가 거래할 수 있는 것인가?"
본인이 커밍아웃한 감독이면서 동시에 성소수자 문제를 다루는 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는 영화감독 이송희일 씨는 "민주통합당 선대위 공식 기구인 '종교특별위원회'와 김진표 의원, "동성애, 동성혼 법제화 반대". 소수자들은 선거 공학에서 씹다 버리는 껌인가 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재인 캠프 구호, 스스로 거짓말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영화 <백야>, <지난 여름, 갑자기> 등을 만든 이희송일 감독은 또 "호모포비아 김진표를 방출시키거나 문재인 캠프의 사과가 없다면 난 당신들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며 "내 존재를 부정하는 자들을 지지할 이유가 어디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희송일 감독은 이어 "게다가 설령 침묵 속에서 당선되더라도 당신들은 반인권적 정당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성소수자인 영화감독 김조광수 씨도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은 김진표를 계속 안고 갈 것인가"라고 공개질문을 던졌다. 김조광수 감독은 "김진표는 똥누리에 더 어울리는 작자인데 이번 참에 정리하는 게 좋겠다"라며 "김진표 같은 자들과 그들이 추진하는 정책 때문에 야권단일후보 문재인을 지지하지만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엄기호 씨(@uhmkiho)는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문 후보의 이른바 '메인 테마'에 빗대 "김진표의 발언은 '소수자 여러분, 인권을 염려하시는 국민 여러분, 기회는 편파적일 것입니다. 과정은 혐오스러울 것입니다. 결과는 모욕적일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격)"이라 비판했다.
트위터 아이디 @Aerycrow 씨는 "10명중 한명이 성소수자란다, 김진표가 싸질러놓은걸 누군가 치우지 않으면 10분의 1이나 되는 사람들을 쓰레기 취급한 것"이라 비판했고, @managak 씨는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인문학적 소양은 정말 중요한데 김진표는 동성애자의 인권과 기독교표를 거래할 수 있는 거라 생각했나보다"라고 지적했다.
"김진표 덕에 편안한 마음으로 다른 후보 찍겠다"
한국성소수자문화인권센터 활동가인 한채윤 씨(@chaeyoon_H)는 "동성애에 대한 입장은 사람마다 다를수있지만 사람이 먼저라는 슬로건에 당내에서 정책적 입장이 다를 수는 없습니다"라며 "'법이 제정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김진표 의원의 발언은 다양한 의견 중 하나가 될 수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지지 철회 선언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아이디 @ImSoojin 씨는 "안녕 민주당 안녕 문재인. 많이 고민했는데 대선 때 니네한테 줄 내 표는 없다. 고작 종교 표 잃을까, 보수 기독교도들 눈치 보느라 소수자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는 정당에 진보적 미래가 존재할 거라고 생각하나?"라고 말했다.
@white4sky 씨는 "반동성애 정당에 내 표를 줄수는 없다"고, @jobyun 씨도 "김진표 의원님의 소신있는 발언 덕에, 이번 대선에는 '차악론'에 흔들리지 않고 편한마음으로 민주당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찍을 수 있게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밝혔다.
"침묵은 동의…김진표 발언에 대한 문재인 입장은?"
'지지 철회' 선언보다는 우선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고 싶다는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blu_pn 씨는 "내가 알기로 문재인은 동성결혼에 대해 긍정적이었던 것 같은데, 오늘 김진표 헛소리를 접하고보니 어느 쪽이 진짜인지 어지럽다"며 "박근혜 쪽만 머리 따로 몸 따로인줄 알았는데, 문재인 쪽도 그런 것인가? 뭐든 하나로 통일하라. 그래야 투표할 것 아닌가"라고 재촉했다.
@JOD_jaewon 씨는 민주통합당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향해 "김진표 의원 발언 관련해서 민주당 공식 입장 요구합니다. 후보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도 캠프와 당에서 그와 배치되는 반인권적 사고를 견지한다면 대통령으로 뽑을 수 없습니다"라고 촉구했다.
트위터 아이디 @smh_087씨는 트위터를 통해 문성근 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에게 "민주당에서 김진표 발언 사과 해주셨음 좋겠다"는 멘션을 남겼다. 그는 "침묵은 동의라고 생각한다"며 "문 후보님이 앞뒤 다른 사람 되는 거 싫으니 문캠 트윗으로 짧막하게라도 사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채윤 씨(@chaeyoon_H)도 트위터를 통해 "문 후보는 원칙적으로 성적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캠프내 의견이 반드시 단일할수는 없다, 그러니 김의원 발언 이해하라 문 후보 믿어달라는 해괴한 논리로 해명하지마십시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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