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쌍둥이 딸이 참가한 교내 미술대회의 심사도 직접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대회에서 쌍둥이 언니는 상을 받아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부산 연제구)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숙명여고 미술창작작품 공모전'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쌍둥이 딸이 참가한 교내 미술대회의 심사를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31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13일 숙명여고 재학생 가운데 신청자 대상으로 실시된 미술창작작품 공모전에서 쌍둥이 언니는 특선 4등을 했고 해당 내용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의 비교과 교내대회 수상 실적으로 기록됐다.
당시 총 2명의 심사위원 명단에는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이자 미술교사인 교무부장과 또 다른 미술교사가 이름을 올렸다. 또한 미술대회 평가와 관련해 별도 배점표나 어떤 기준에 따라 심사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만한 기록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비교과 수상 경력은 대입 수시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사실상 교사가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용이 과장되거나 부모, 사교육의 개입이 있을 수밖에 없어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영 의원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비교과 교내수상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며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비교과 영역에 대한 교육당국의 철저한 개선방안 마련으로 공정성과 신뢰도 제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해영 의원이 발표한 '숙명여고 쌍둥이 교내대회 수상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에 총 44개의 교내대회에서 수상을 했다.
언니(문과)는 영어독해작문, 한국지리에서 최우수상과 국어Ⅱ, 수학Ⅱ, 지구과학Ⅰ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동생(이과)은 한국사, 운동과건강생활, 가정과학에서 최우수상과 수학Ⅱ, 한국지리, 지구과학Ⅰ, 미술창작에서 우수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불과 6개월 전인 1학년 1학기만 해도 언니는 예체능 과목인 미술창작과 동생은 운동과건강생활에서 각각 우수상과 최우수상을 받는 데 그쳤다.
경찰은 쌍둥이 학생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복원한 결과 일부 시험문제의 정답만 따로 메모해둔 사실을 확인했다. 학생들은 "공부를 하기 위해 검색용으로 저장해둔 것이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