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문을 연 전시는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31일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인물과 정경사진으로 오브제의 구획이 명확한 작가의 작품들은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스쳐갈 수가 없다.
자신도 모르게, 깊은 주시와 사색을 불러낸다.
어린 왕자, 노인, 동반자, 제국의 힘, 해변 등 작품 하나 하나에서 둔중하게 다가서는 이 범상치 않은 느낌은…작가의 말을 통해서야 비로소 '실존의 부조리와 쓸쓸함'의 공감임을 깨닫게 된다.
"어다에서건 삶은 늘 부조리합니다. 어디에서건 삶은 늘 눈물겹습니다. 하여 그 속살을 들요다보는 마음은 늘 애달프고 쓸쓸하지만 그 속살을 보이게 하고 싶은 나의 노력은 늘 미진하고 아쉽습니다"
작가의 고백이다.
부조리하고, 눈물겹고, 쓸쓸하지만, 그러나 정제돼있는 실존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일은 때로 무모하고 고통스런 몸짓일수밖에 없다.
첫 전시회라 여기기에는 벅찬, 오랜 정련의 힘이 느껴지는 40여점의 의미심장한 작품을 들고 세상 밖으로 나온 작가가, 이 무거운 메시지들을 어깨에 걸머쥐고 도대체 어디까지 힘겹게 걸어가려는 것인지…보는 이들의 마음을 턱없이 먹먹하게 만든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