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츠버그의 한 유대교 회당에서 27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경찰 4명을 포함한 6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총격범은 46세 남성으로 확인됐으며, 유대인을 중오하는 혐오 범죄로 파악되고 있다.
CNN 방송 미 언론보도에 따르면 오전 10시 경 이 남성은 피츠버그 도심에서 10여 분 떨어진 앨러게이니 카운티 트리오브라이프 예배당에 난입해 총격을 가했다. 유대교 안식일인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45분께 시작되는 예배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총격범이 건물로 걸어 들어가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쳤다"으며 범행 도중에도 유대인 비하 발언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예배당 안에 들어서 60~100여 명의 신도들을 향해 약 20분 동안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46세 남성 로버트 바우어스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권총 3정과 자동 소총 한 자루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경찰과 대치하다 총상을 입고 체포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들은 범인이 극우 성향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갭닷컴(Gab.com)' 명의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자기 소개란에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이라고 적어놨고, 범행 수시간 전엔 "유대인 조직은 우리 시민을 죽이는 침략자들을 데려오고 있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 난 들어간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인종 증오 범죄는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다"며 "엄정한 수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반(反)유대주의 행위로서 용납할 수 없다"며 "증오로 가득 찬 반유대주의 독약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처럼 사악한 대량 살인은 완전한 악행이며, 도저히 믿기 어렵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우리와 전 세계가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유대 성전이나 교회에서 살인을 하는 자들은 최악의 댓가를 감수하게 해야만 한다"며 사형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에 무장경비원이 있었다면 범행을 즉시 중지시켰을 것"이라고 말해 총기 규제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중간선거(11월 6일)을 앞두고 발생한 이번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범인은 자신의 SNS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수주의자가 아닌, 세계주의자"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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