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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사태'로 '멘붕' 검찰, "뇌물 검사 2~3명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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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사태'로 '멘붕' 검찰, "뇌물 검사 2~3명 더 있다"

'뇌물 검사' 수사 두고 치열한 수 싸움 벌이는 검경

검사장 급 검찰 고위 간부의 억대 뇌물 수수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검찰청은 사건이 불거진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9일 오후 특임검사를 임명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감찰본부를 동원한 진상 조사를 사실상 건너뛴 것이다.

이에 질세라 이번 사건을 인지해 수사를 하고 있는 경찰은 추가로 뇌물을 받은 2~3명의 검사가 더 있다며 수사 확대에 나섰다. 검경의 신경전이 치열한 와중에, 이른바 '스폰서 검사', '그랜져 검사', '벤츠 검사'에 이은 '뇌물 검사' 스캔들이 터질 조짐이다.
▲ 서울고검 모습 ⓒ연합뉴스

"조희팔 돈 연루된 검사 2~3명 더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은닉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서울고검 현직 부장 검사인 김 모 검사의 차명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2억 4000만 원의 돈이 흘러간 사실을 확인했다. 돈을 건넨 사람은 조희팔의 측근 강 모 씨였다. 강 씨는 김 검사의 고교 동창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현직 검사 2~3명이 더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다. 관련해 경찰은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 김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방침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유진그룹 측 인사가 김 검사의 차명으로 추정되는 계좌에 6억 원을 입금한 사실도 확인했다. 유진그룹은 지난 2008년 1월 하이마트를 인수했는데, 김 검사가 유진그룹 측 인사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시점은 2008년 5월이다.

몇 개월 차이를 두고 시점이 겹치는 상황이라 인수와 관련된 '대가성' 뇌물일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김 검사는 기업 비리를 주로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3부장으로 근무했었다.

현재 김 검사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대검이 특임검사를 임명해 자체 수사에 나섰다는 것은, 검찰 내부에서조차 김 검사의 해명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방증이다. 검찰은 특임검사에 김수창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지명했다.

'비리 검사' 수사 두고 치열한 수 싸움 벌이는 검경

대검의 특임검사 임명은 이례적으로 신속했다. '그랜저 검사' 수사 당시에는 국정감사와 여론의 압박에 못이겨 수사에 나섰지만, 이번 건은 내부 감찰마저 건너 뛴 사례다. 관련해 검찰이 경찰의 수사를 조기에 차단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건을 독자적으로 인지해 수사에 나선 경찰 입장에서는 대검의 특임 검사 임명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대검은 이날 특임검사 임명을 발표하면서 "경찰에서 부장 검사의 비위에 대해 내사 중이라는 언론 보도와 함께 여러 가지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며 "검찰은 독자적 수사권을 보유한 특임검사를 지명해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 내용이 언론을 통해 확산되는데 대한 불쾌함이 감지된다. 현재 경찰은 내사 단계에 있는 상황이어서 검찰이 얼마든지 수사 협조 요청을 통해 경찰 수사를 통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번 수사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한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근 내곡동 특검 수사가 진행될수록 검찰의 부실 수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검찰에게 초대형 악재가 될 전망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빅3' 후보가 검찰 개혁안을 발표한 것과 맞물려, 검찰 개혁의 당위론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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