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타는 자동차’라는 오명을 쓴 BMW 차량 리콜이 전세계로 확대됐다. 지난 7월 한국에서 40여차례나 발생한 주행 중 화재 사고가 중대한 부품 결함 때문이라는 것을 BMW가 공식 인정하면서, 아시아와 유럽에서 48만 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한 이후 추가로 160만 대를 리콜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BMW가 같은 사유로 리콜을 결정한 차량은 한국을 빼고도 전세계에 총 200만대를 넘어섰다. 게다가 한국에서 지난 7월 10만 6000대 리콜을 결정한 데 이어, 당시에는 문제가 없다며 제외했던 다른 차종 6만 5000대를 추가 리콜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24일부터 고객에 통지했다. 이때문에 BMW가 정확한 리콜 사유를 그동안 은폐해왔다는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공정최적화' 이전 차량은 모두 추가 리콜 대상
BMW는 당초 이번에 추가 리콜 대상이 된 52개 차종들은 엔진이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리콜 사유인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엔진룸이 불타는 사고가 날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이번 추가 리콜 대상은 2010년부터 2017년 사이에 제작된 4∼6기통 디젤엔진 장착 차량이라는 점에서 비교적 최근에 BMW 차량을 구매한 차량 소유주들에게까지 충격을 주고 있다.
엔진이 달라 지난 7월에는 화재 가능성이 낮다고 자체 판단한 118d 등 23개 차종 3만 7000여 대는 물론, 신형 EGR이더라도, 지난 2016년 12월 이전에 생산됐다면 대부분 교체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은 BMW가 공정 과정을 전면적으로 개선한 시점으로, 이번 추가 리콜 대상에 포함된 29개 차종, 2만 8000여 대의 모듈은 이른바 '공정 최적화' 이전에 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같은 부품 결함이 있는 차량들 중 국내에서만 유난히 화재가 많이 나는 이유는 부품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판매한 차량들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결합한 '시스템 에러'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통해 화재 원인과 은폐·축소 의혹에 대해서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조사는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월 리콜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 BMW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월20일부터 실시한 10만6000여대 대상의 리콜 작업은 10월21일 기준으로 총 5만9900여대, 전체 물량의 56%에 머물렀다. 추가 리콜 차량들은 11월26일부터 리콜 작업이 실시될 예정이어서 리콜 작업 완료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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