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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공방, 그 참을 수 없는 '애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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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공방, 그 참을 수 없는 '애매함'

[분석] 새누리, 이해찬 '맞고소'로 NLL 공방 법정행

새누리당이 NLL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 등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NLL공방이 법정 '맞고소전'으로 번진 것이다.

새누리당 법률지원단장인 이한성 의원은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새누리당 의원들을 고발한 것은 명백히 형법상 무고죄에 해당한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마치 비밀 대화록이 있는 것처럼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고발장을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정 의원이 "비밀 합의가 있었다", "북한 측이 녹취한 것을 우리 측 비선 라인과 공유했다"고 주장한 점을 주목하고 이를 허위 사실 공표로 봤다.

'비밀 합의', '비선 라인 공유' 등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명박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노무현 정부 고위 관계자 출신들이 "국정원에 공식 대화록만 존재한다"고 수차례 확인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를 북한과 합의하지 않았던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정 의원은 "중요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있었느냐 여부"라고 말을 슬그머니 바꿨다. 전형적인 '물타기'인 셈이다. 정 의원은 이날에도 기자회견장에 함께 나와 "이제 노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발언을 확인해야 할 때"라고 거듭 주장했다.

당초 NLL 포기 '비밀 합의'가 존재함을 폭로하겠다며 호기롭게 나섰지만, 지금은 노 전 대통령의 공식 정상 회담 대화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대폭 후퇴한 상황이다.

이한성 의원은 "중요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의 발언임에도 민주당이 비밀 녹취록ㆍ대화록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조작이자 가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정말 비밀 녹취록의 존재를 거론하지 않았을까? 지난 8일 발언을 살펴보면 애매한 지점이 포착된다.

정문헌 의원 : 2007년 10.4 공동선언의 합의 문건의 별도, 다른 경위와 내용 혹은 구두 약속에 대해 아는 바가 있나.
류우익 통일부장관 : 없다.
정문헌 의원 : 2007년 10월 3일 오후 3시, 백화원 초대소에서 남북 정상은 단독 회담을 가졌다. 당시 회담 내용은 북한 통전부가 녹음을 했고, 통전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 합의 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 라인과 공유했다. 그 대화록은 현재 전 정권의 폐기 지시에도 불구하고 통일부와 국정원에 보관돼 있다. 이 대화록에 대해서 장관, 보거나 들은 적 있나.
류우익 통일부장관 : 저는 잘 알지 못한다.
정문헌 의원 : 이 대화록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인용하겠습니다.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NLL 주장을 하지 않을 것이며, 이 곳에서 공동 어로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며 구두 약속을 해 줬다.


정 의원 발언의 뉘앙스는 '이면 합의'가 있었다는 투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그는 "비밀 녹취록은 없다. 공식 대화록만 있다"는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의 발언이 나오자 "내가 말한 대화록이 바로 그 대화록"이라고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비밀 합의 사항", "비선 라인 공유"라는 단어를 써 놓고 후에 "공식 대화록이 내가 언급한 대화록"이라고 말한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폐기 지시를 했다는 것 역시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정 의원은 면책특권이 있어 민주당의 고발이 허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면책특권 밖에서 당당히 주장하라"는 민주당의 주장을 거부한 정 의원은 국감장 밖에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땅따먹기', '비선 라인 공유' 등의 발언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치밀한 모습니다.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법정으로 갈 경우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될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 변호사는 "결국 법원이 당사자를 제외하고 열람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정상간 대화를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이번 NLL 고소 고발전은 흐지부지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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