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다 2차 사고로 순직한 경남 김해중부경찰서 상동파출소 소속 고(故) 이상무(34) 경위의 영결식이 20일 오전 10시 김해중부경찰서 내 주차장에서 엄수됐다.
경남지방경찰청장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은 입장, 노제, 조곡, 개식사, 국기에 경례, 약력 보고, 경찰 공로장 증 헌정, 조사, 고별사, 헌화 및 분향, 조총, 폐식사, 고인에 대한 경례 및 조곡 순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장례위원장인 이용표 경남지방경찰청장이, 고별사는 고인이 생전에 근무했던 윤종만 상동파출소장이 낭독했다.
앞서 이 청장은 지난 19일 오후 5시 김해시 삼계동 조은금강병원에 마련된 故 이 경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경찰 총수인 민갑룡 경찰청장도 이날 故 이 경위의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1계급 특진(경위) 임명장과 옥조근정훈장, 공로장을 수여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故 이 경위는 지난 1983년 경남 밀양에서 이 모 씨(부)와 박 모 씨(모)와의 사이에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2009년 8월28일 경찰로 임용돼 올해 5월17일 김해중부경찰서 상동파출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 경위는 동료 여경과 백년가약을 맺고 1세, 3세, 5세 된 아들 셋을 두고 있다.
故 이 경위는 지난 18일 오후 6시56분경 인근 지역(생림파출소 관할)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수습 지원을 나갔다가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교통사고로 도로에 정지해 있던 포터 화물차량을 도로 바깥쪽으로 밀어내다 베라크루즈 승용차 운전자 장 모 씨(25)에 치여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故 이상무 경위는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이용표 경남경찰청장 조사(전문)
오늘 우리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다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故 이상무 동지의 영정 앞에 있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별 소식이 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한 사랑하는 가족과 저희 동료들은 무겁고 애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故 이상무 동지여 왜 이리도 일찍 우리 곁을 떠나야만 했던 것입니까. 왜 동료들에게 잘 있으라는 말 한마디 남기지 못했습니까. 왜 가족에게 잘 다녀오겠다, 출근 인사만 남기고 거기에 홀로 외로이 누워계십니까. 당신을 먼저 보내야만 하는 지금 이 순간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故 이상무 동지여 당신은 지난 2009년 경찰에 입문한 이후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묵묵히 소임을 다해 왔습니다. 당신은 선배에게는 듬직한 후배였고 후배에게는 귀감이 되는 선배였으며, 어렵고 소외된 이웃의 눈물을 말없이 닦아주고 배려하는 따뜻한 경찰관이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에게 주어진 어떠한 일도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해결해내는 믿음직한 동료였습니다. 당신은 떠나던 그 날도 다른 관할 구역의 교통사고 처리 지령을 받고 솔선수범하여 출동을 하였습니다. 그 어둡던 교통사고 현장에서 경찰관으로서 마지막 임무를 다하던 모습이 눈에선 합니다.
故 이상무 동지여 대한민국 경찰의 큰 일꾼이었던 당신의 열정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 너무나 간절하지만 당신의 향기가 남은 이 자리에서 이별을 해야 한다니 슬프기 그지없습니다.
비록 당신은 우리 곁을 떠나가지만 우리는 당신이 고귀하고 값진 삶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당신께서 그렇게 이끼고 사랑하는 가족들은 우리모두가 온 마음을 모아 위로하고 보살피겠습니다. 부디 하늘 높은 곳에서 가족들을 살펴주시고 우리를 지켜보며 응원해 주십시오.
당신께서 짊어지셨던 그 무거운 짐은 이제 훌훌 내려놓으시고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소서.
유가족 여러분 그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대견한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할 부모님의 마음을 어찌 저희가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훌륭한 남편이자 든든한 경찰 동료였던 배우자를 떠나보낸 아내의 슬픔을 어찌 저희가 모두 위로할 수 있겠습니까. 다음 주 아빠의 생일을 축하하려 손꼽아 기다렸던 셋 아이들의 마음을 누가 달래줄 수 있겠습니까. 나와 계시는 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경남 경찰 모두는 애도의 뜻을 모아 경건한 마음으로 고인의 넋을 추도하겠습니다.
오늘 이상무 동지의 영결식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 여러분께 경남 경찰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경남 경찰은 故 이상무 동지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도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故 이상무 동지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께 깊은 조의를 표하며 조사를 마칩니다.
◇윤종만 상동파출소장 고별사(전문)
먼저 故 이상무 경위의 영결식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유족과 경남 경찰 가족을 대신하여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바보 자식아 쳐다만 보지 말고 야간근무 이상 무라고 말을 해봐라, 항상 명랑하고 농담 잘하며 솔선수범하고 듬직했던 님이었기에 덩치 큰 네가 작은 액자 속에 갇혀 말 못 하고 우릴 쳐다만 보고 있으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구나.
너의 존경하는 부모님껜 버팀목처럼 든든한 장남이었고, 사랑하는 처와 세 아들에겐 자상하고 존경받는 남편이자 아버지였고,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우리에겐 동생·형님·친구 같은 동료였는데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충격에 매몰찬 바람에 우듬지 매달려 떨고 있는 가을 단풍잎처럼 말문이 닫히고 사지를 떨며 오열케 하는구나.
소장님 야간근무 이상 무라고 평소 하던 대로 해봐라, 힘든 야간근무에도 항상 웃으며 동료들과 농담도 잘하고 밤새 이상 무라고 말하던 네가 왜 말하지 않는 거냐. 바보 자식아. 이상무 왜 말을 안해, 소장님 퇴직할 때까지 같이 근무하고 싶다고 자기가 모시겠다고 해놓고, 야 거짓말쟁이 이상무 약속을 지켜야지.
모두를 통해 1년에 한두 번 들을까 말까 하는 사건이 지금 현실이 되어 우리의 가슴에 솔개처럼 박히니 모두를 언어장애인으로 만들고 말았구나. 아 애통하도다, 아 슬프도다, 아침 안개와 같은 인생 아빠의 주검조차도 모르고 철없이 까불어대는 윤성이, 정민이, 승훈이 세 아들의 초롱 한 눈망울 사랑하는 부모 형제 처를 남겨두고 어찌 눈을 감을 수 있었나요.
옛말에 자식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했는데 이 어린 자식과 가족 동료들을 남겨두고 뭐가 급하다고 그렇게 무정하게 가십니까. 다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요. 그러나 우리 동료들을 임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부부 경찰관으로서 긍지와 보람으로 열정적 모범적으로 혼자 스타가 되기보다는 동료를 배려하고 약자를 존중하는 인간미 넘치는 멋진 경찰관이었음을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임을 하늘나라로 보내야 하는 현실에 서 있습니다. 임의 공적을 천 번 만 번 칭찬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한마디로 임은 멋진 경찰관이었습니다. 그리고 효성이 극진한 아들이었고 자상한 남편이었고 자랑스러운 셋 자녀의 아버지였습니다.
이제 이 세상에서 임이 사랑했던 모든 이들과 인연을 끊어야 할 시간입니다. 이상무 경찰관님. 아니 바보 자식 이상무, 이 세상에서 경찰관의 직무 하늘나라에서 가족과 우리 동료들을 지켜주십시오. 지금도 생시인지 밀을 수 없는 현실 앞에 오열하는 가족들께 뭐라고 위로해야 할지. 우리 다 같이 힘냅시다.
하늘나라에서 ‘상무’도 우리가 슬픔에 잠겨 울고만 있는 것을 바라지 않을 테니까요. 끝으로 하나님 이 세상에 많은 인연과 할 일을 남기고 하나님의 부름에 우리 곁을 떠나간 이 불쌍한 영혼을 주님께 맡깁니다. 근심·걱정·고통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게 하소서.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