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주한미군 관련 발언을 쏟아내며 국정조사를 언급하는 등 전방위적인 '색깔론'을 펼치고 있는 새누리당에 대해 문 후보가 직접 반박한 것은 처음이다.
문 후보의 반박과 함께 민주통합당은 정문헌 의원의 불법행위를 본격적으로 거론하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국정원장·통일부 장관은 존재 여부 밝혀라"
▲ 평택제2함대를 방문한 문재인 후보. ⓒ연합뉴스 |
그러나 그는 "사실이 아니라면 정 의원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정 의원의 발언은 굉장히 중대한 내용으로, 결코 어물쩍 넘어갈 것이 아니라 반드시 사실 여부가 빠른 시일 내에 규명돼야 하며 규명된 결과에 따라 책임져야 한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후보는 "규명 방법은 간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정 의원은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국민들 앞에 나서서 사실여부를 밝혀야 하며 국정원장과 통일부 장관은 그 존재를 즉시 밝혀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는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사실관계가 규명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접 '진상규명'을 촉구하긴 했으나 문 후보 역시 "두 사람만의 비밀회담이 없었기 때문에 (녹취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녹취록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것이 1급비밀 위반이지 녹취록 존재 여부를 밝히는 것은 1급비밀이 (아니다)"라며 "(녹취록이 있다면) 내게 보여주면 보고 사실이면 책임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문헌이 내놓은 근거자료, '정상회담 합의 해설자료'일 뿐"
민주당은 이날도 "녹취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정문헌 의원과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10.4 남북공동선언 합의문과 해설자료를 직접 작성했던 배기찬 당시 청와대 동북아비서관은 국회 정론관을 찾아 "정문헌 의원이 비밀단독회담의 자료로 제시한 문건은 '남북정상회담 합의 해설자료'로 2007년 10월 4일 제가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배 전 비서관은 "(그 문서에 적힌) 단독정상회담은 배석자가 있는 회담이었다"며 "그 회담을 놓고 둘만의 비밀 회담이 있었던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이명박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경험이 없어서 이해를 잘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 전 비서관은 "당시 회담에 배석했던 사람들이 만든 자료는 대통령 기록물에 있는데 이재정 전 장관 등 3명의 배석자가 그 기록물에도 해당 발언이 들어 있지 않다고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盧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 복사해 가져갔다고 범죄라더니…"
박용진 대변인도 "정문헌 의원과 새누리당은 진퇴양난"이라고 비판했다. 대화록이 아닌 것을 놓고 의혹을 제기했다면 "대국민 현혹 활동"을 벌인 것이고, "정상적인 남북 정상 간의 대화록을 보고 얘기한 것이라면 불법 유출로 형사 처벌 대상"이라는 것이다.
박용진 대변인은 "정권 초기 노무현 대통령이 기록물을 복사해 가져간 것과 관련해 어마어마한 범죄가 있었던 듯 노 대통령을 몰아붙인 이명박 정부의 태도와 견줘 봤을 때 반드시 이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도 시사했다.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제30조 3호 비밀누설의 금지 등을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
박 대변인은 "진위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과 정문헌 의원이 불법행위를 통해 대선용 쟁점을 만들고 있고 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대한민국의 안보와 외교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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