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명리(방골) 주민 100여명은 15일 안동시청 앞에서 축사신축 반대 및 허가취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이 ‘안동 명리 기업형 축사신축 반대주민대책위원회’라는 단체를 구성한 이곳은 서후면 명리. 직선거리로 유네스코 자연유산인 봉정사와 4km가량, 안동학가산온천과 2.5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안동시는 지난 7월 안동시 서후면 명리 199번지 일대 4.300㎡ 축사 신축을 허가해준 상태다.
축사를 신축하려는 K씨는 같은 서후면 출신으로 영농법인을 운영하면서 경북 북부지역에 대규모 한우 축사를 기업형태로 운영 중이며, 안동봉화축협 조합장을 두 번 역임했다.
K씨는 자신의 축사와 가족 명의 축사 등에 이미 한우 7만 마리 정도를 대규모 사육중인 상황에서 이번에도 새 축사를 지으려는 중이다.
고령화와 일손부족으로 어려운 주민들은 민족 대명절도 제대로 쇠지 못했다.
추석을 앞둔 지난달 18일 학가산온천에서 반대집회를 시작한 이후 연휴 기간에 이어 지속적으로 시위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시는 허가와 관련 “조례대로 정상집행했다”는 입장을 되풀이 중이다.
명리 주민 박상래(41)씨는 “마을 어른들이 농사도 포기한 채 힘겹게 시위를 이어가는 모습이 젊은 사람으로서 더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며 “안동시는 적법한 허가라는 입장 되풀이보다, 문전옥답과 맑은 공기만 믿고 평생 살아온 주민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청이 들어선 도청신도시 주민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신도시에 건립 중인 ‘경북북부권 환경에너지 종합타운’에 대한 반대집회로 몸살을 않은데 이어 최근엔 소송전이 진행 중이다.(프레시안 9.3 보도 참고)
사실상의 쓰레기소각장으로 알려진 환경에너지종합타운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과 4km 거리에 불과하다.
건립무효 소송에 나섰다가 패소한 ‘경북신도청 지역 주민연합’ 측은 지난 14일 항소비용 마련을 위한 대규모 주민바자회를 열고 기금을 모금하는 등 지속적인 반대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안동지역 한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는 “경북도나 안동시 등이 주민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추진 또는 허가하면서 주민이해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며 “이는 아직도 관이 낡은 권위주의에 안주해 있다는 뜻이며, 특히 세계가 인정한 유네스코 유산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점은 행정의 방향조차 의심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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