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용 지표를 개선하려고 공공 기관에 단기 알바 채용을 지시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청와대가 적극 해명했다. '단기 알바' 늘리기도 정부의 의무라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정작 공공 분야에서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 늘리기를 위한 예산 투입 대해서는 청와대는 선을 그었다.
국정감사 이틀째인 11일, 기획재정부가 최근 공공기관에 단기 일자리 실적과 채용 계획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점이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각 부처와 공공기관 등에 단기 일자리를 만드는 내용의 일자리 대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 알바' 논란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시급하게 일자리가 필요한 국민에게 가능한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도 정부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지금 공공기관들 중에서 채용 여력이 있고, 업무상 필요한 곳에서 예산 문제 때문에 못했던 일자리 창출을 시급히 찾아보자고 해서 청와대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와 협의하고 공동 작업을 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이걸 비판적인 시각으로 일부 언론이 문제 제기하고 있으나, 일자리를 만드는 건 우리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주력하고 있고, 대통령이 일자리 상황판까지 만들어 하고 있는 일"이라며 "당장 일자리가 필요한 국민들의 눈으로 봤을 때 반드시 필요한 정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양질의 공공 분야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예산적 뒷받침도 병행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의겸 대변인은 "우선 당장 시급하고 절박한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국민이 우선이라 생각하기에 거기에 예산과 정부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대변인은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지금 당장 시급하게 예산을 투입해서 할 성격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공공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이 단기 일자리 창출만큼 시급하지는않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1년 차였던 2017년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지만, 집권 2년 차가 되면서 '공공 부문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민간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겠다'는 식의 언급을 삼가고 있다.
대신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충북 청주의 SK 하이닉스 공장을 방문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건 결국 기업"이라며 "정부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도우미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의 무게중심을 '공공 부문 선도형'에서 '기업 지원형'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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