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선출 과정의 부실 부정선거 파문으로 분당의 파국을 거친 통합진보당이 18대 대선에 대통령 후보를 내기 위한 당내 경선을 시작한다.
이정희 전 대표와 민병렬 전 대표직무대행이 25일 잇따라 출마선언을 하고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 의사를 밝혔다. 통합진보당의 경선은 사실상 이정희 전 대표 '추대식'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형식적으로 경선이라는 틀을 통해 최소한의 흥행이라도 노려보겠다는 것이다.
민병렬 "진보정치의 꿈 포기할 수 없어 가시밭길 간다"
이정희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주한미국대사관 맞은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현대사에 유례없는 5개월의 공격을 감행한 세력은 진보정치의 심장이 멈췄다고, 종북·패권·부정선거 이 세 가지면 민중과 통합진보당의 혈맥은 끊긴다고 여겼을 것이지만, 민중이 스스로 선택한 진보정치이기에 우리는 좌절하지 않는다"며 18대 대선 출마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역사는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의 교훈을 '민중의 심장은 멈추지 않으며 민중이 만들어낸 진보정당은 그 어떤 공격에도 죽지 않는다'라고 기록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민병렬 전 대표직무대행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진보당의 대선 후보라는 자리가 가시방석이며 가시밭길임을 잘 알지만 진보정치의 꿈을 결코 포기할 수 없기에 고행의 이 길을 거침없이 가려고 한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민 전 대행은 강기갑 통합진보당 전 대표가 이른바 '신-구 당권파'의 의견 차를 좁혀 보고자 단식까지 벌이다 포기선언을 하고 탈당한 후 당의 대표 직무대행을 맡았었다.
우상호 "진보정치세력의 모습 아냐"
통합진보당은 두 후보를 놓고 내달 15~19일 당원투표를 통해 21일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정희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한 통합진보당 밖의 시선은 곱지 않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공보단장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자기네 내부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선 출마를 통해 당 문제를 돕는다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우 단장은 "이 의원 개인은 훌륭하고 대통령 후보 자격이 있다고 판단하지만 지금은 국민들이 통합진보당의 분열과 내부문제에 의혹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의 의혹에 성의 있게 답변하고 국민들에게 대선에 나가도 되겠느냐 물어봐야하는데 이런 문제를 덮기 위해 대선에 나온다는 것은 진보정치세력이 보여줄 모습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에서 최근 탈당한 심상정 의원도 BBS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통합진보당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들이 평가를 내리고 계시기 때문에 그에 준해 국민들이 이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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