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야구 국가대표팀 선발 논란이 국정감사장으로까지 옮겨붙었다.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에는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증인석에 불려나와 대표팀에 합류한 일부 선수에 대한 선발 과정을 집중 추궁당했다.
논란의 핵심은 LG트윈스 소속 오지환 선수가 유격수 백업 자원으로 뒤늦게 대표팀에 포함되는 과정에 그의 병역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 선 감독 등 관계자들의 짬짜미가 있었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선 감독을 국감장에 부른 의원들은 이에 관한 의혹을 한꺼풀도 벗겨내지 못했다. 야구팬들 사이에 2달 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의혹 규명 차원이라는 게 선 감독을 증인으로 신청한 의원들의 주장이지만, 이렇다할 물증 없이 '국민정서법'에 의거한 '괘씸죄'를 적용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선 감독은 "대표팀 선발에 혹시 청탁이 있었냐"는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의 질의에 "없었다"고 했다. "병역 미필 여부가 대표팀 선발에 영향을 주느냐"는 질의에도 "그렇지 않다"고 했다.
김 의원은 같은 포지션 선수들의 통산기록, 김선빈 선수와 오지환 선수의 성적을 비교하며 "선수와 국가대표 감독이 카르텔을 해서 병역 미필 선수를 끼워넣기로 대표팀에 승선시킨 것 아니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선 감독은 "(통산 기록이 아니라) 현재의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쓰는 게 감독이다. 어떤 감독이라도 컨디션 나쁜 선수를 이름만 갖고 쓰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병역 형평성에 민감한) 시대의 흐름을 이해 못하고 경기에만 이기려고 생각한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연봉을 얼마 받느냐", "출근은 몇시에 하느냐", "2억 원을 받으면서 너무 편한 국가대표 전임감독을 하는 것 아니냐"는 등 망신주기성 질의도 했다.
손 의원은 또 "이 난리가 났는데 2020년까지 선 감독이 (전임감독으로) 계약이 돼있다"며 "사과를 하든지, 사퇴를 하든지 두가지 밖에 없다. 이렇게 우기면 2020년까지 가기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 감독은 "저는 소신있게 뽑았다"고 했으나, 제대로 답변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이어진 김영주 의원의 질의 시간을 통해 선 감독은 "나는 지금까지 운동만 해왔다. 그라운드에만 있었지 행정적인 것이나 사회적인 것을 정말 몰랐다"며 "모든 것을 몰랐기 때문에 죄송스럽다. 앞으로는 선수 선발도 국민 여론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 등은 예술체육인 병역 특례 제도를 문제삼았다. 병역 특례제도가 논란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관한 권한이 없는 선 감독은 "제도가 그러면(변경되면) 당연히 따르지 않겠냐"고 했다.
정작 주무장관인 도종환 장관은 "(병역특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국방세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고, 입영 연기제를 도입하자는 여러 의견들이 있다"며 "폐지를 포함해서 다양한 의견을 대상으로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두루뭉술하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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