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배낭 하나 둘러메고 혼자서도, 둘이서도 혹은 여럿이 다녀도 좋을 하동의 숨은 명소를 소개하는 하동 이야기 안내책자 <하동여행 스무고개>가 나왔다.
<하동여행 스무고개>는 15년 전 하동 악양으로 귀촌한 가산해 작가가 하동군의 제안을 받아 역시 악양에서 활동하는 황동규 다큐멘터리감독과 박현호 화백이 의기투합해 출간한 것.
“하동은 산과 바다에 각각 국립공원을 가진 유일한 지역입니다. 게다가 아름다운 섬진강도 있고요. 하지만 하동은 주로 화가와 악양 중심으로 소개되고 있어서 그 밖의 숨은 여행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강산해 작가는 책을 내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책은 화개·악양 외에도 지리산 권역, 섬진강 권역, 하동 다도해 권역, 내륙 산골 권역으로 나눠 하동의 자연과 역사유적 등 숨은 곳들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세 명의 길라잡이가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가며 여행지를 쫓아 사람들의 이야기를 취재하고, 혹은 드론으로 생동감 있는 사진을 찍고, 삽화를 그려 넣어 <스무고개>를 완성했다.
5부로 구성된 <스무고개>는 1부에 화개장터, 십 리 벚꽃 왕의 녹차길, 쌍계사 불일폭포, 칠불사 지리산 옛길, 천재 문인 고온과 신선이 된 최치원 등 ‘화개 동천’ 이야기를 담았다.
2부 ‘악양 토지’에는 소설 <토지>의 무대 평사리 들판과 최참판 댁, 형제봉 산림레포츠, 악양 소나무 이야기가, 3부 ‘하동포구 팔십리 길’에는 산바람 강나루, 하동읍 내, 바닷바람 강나루가 소개됐다.
그리고 4부 ‘하동 다도해’에서 바다 포구 길과 금오산 해달 맞이, 마지막 5부 ‘산촌별천지’에서 이상향 청학동 길, 백의종군일 산골풍경 1·2, 재 너머 둘레길 이야기가 나온다.
책은 보통의 여행서나 이야기 북과 달리 동네 주민 길잡이의 현장 안내를 받으며 실제 여행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점이 특징.
여기에 고개마다 10여 장의 생생한 사진이 배치돼 생동감을 더하고, 삽화와 스케치 지도로 여행의 친밀감을 높이며 특히 캔버스 유화와 벽화, 모래 조각 작품들은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강산해 작가는 악양 귀촌 후 직접 일군 밭에 60여 가지의 농작물을 키워 먹으면서 하동 숲 가꾸기, 지리산 둘레길 숲 체험지도사 등 자연 속에서 일하면서 하동의 골골을 알아가는 말단 농민이기도 하다.
EBS 다큐멘터리감독을 시작으로 영상과 사진 촬영이 평생의 일이라는 황동규 감독은 매일 자연과 일상의 색감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이 낙이다. 야생차와 초의선사에 반해 12년 전부터 화개·악양을 찾아다니다 3년 전 초의선사의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악양에 정착했다.
자연속의 삶에서 나오는 영감으로 그림 작업을 하고 싶어 젊은 날 귀촌한 박현호 작가는 12년째 악양에 머물며 푸른 바위와 폭포, 섬진강, 평사리 들판 등을 소재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강산해 작가는 “인터넷에 하동을 검색하면 쏟아지는 익숙한 여행지 외에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를 여행하고 싶다면 하나의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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