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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양경숙으로 박지원·이해찬 엮기…포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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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양경숙으로 박지원·이해찬 엮기…포기 못해?

양경숙 등 4명 기소…민주 "검찰, 민주당 결백 확인해주고도…"

민주통합당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가 14일 양경숙 '라디오 21' 전 대표 등 4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양 씨가 받은 돈 40억 원 가운데 6억 원이 자금세탁을 통해 현금화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돈의 최종 도착지를 찾는데 향후 수사가 집중될 것을 예고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양 씨로부터 "지난 6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후보 측을 지원하는데 수억 원을 지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이 양 씨와의 관련성을 일체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를 향한 칼날을 거둬드릴 의사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통합당은 '발끈'했다.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보니 민주당은 없고, 금품이 흘러갔다는 정황도 찾지 못했고 양경숙 씨의 일방적 진술이 증거의 전부"인데도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연루 가능성을 흘리며 '냄새 피우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양경숙, 이해찬 위해 해외서 급하게 귀국해 4만명 모아"

검찰은 양경숙 전 라디오 21 대표와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양호 씨, H세무법인 대표 이규섭 씨, 부산지역 시행업체 F사대표 정일수 씨를 이날 기소했다.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4명을 기소한 검찰은 이 사건과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엮는 작업을 포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양 씨가 지난 1월과 6월 각각 열린 박 원내대표와 이 대표의 당내 선거를 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 씨가 받은 돈을 이들을 위해 사용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중간수사 결과를 밝히며 "박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양 씨를 만나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해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또 양 씨는 지난 1월 박 원내대표의 명의로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 11만6259건을 발송했고, 그 경비로 수 억원을 썼다는 것이 검찰 얘기다.

이해찬 대표와 관련해서도 검찰은 양 씨가 지난 6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를 돕기 위해 4만여 명의 선거인단을 모집했다고 주장한다. 당시 이해찬 후보를 돕던 인터넷언론 '프레스바이플'의 박모 편집위원이 양 씨에게 긴급지원 요청을 했고, 이 때문에 양 씨가 해외에서 급하게 귀국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이 내놓고 있는 근거는 현재까지는 양 씨의 진술이 전부다.

검찰, '공천 헌금' 근거 내놓을 수 있을까?


▲양경숙 씨 ⓒ뉴시스
그와 별도로 검찰은 양 씨가 자신이 받은 돈 가운데 6억 원 가량을 세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돈이 민주당 의원 등 정치권에 흘러간 정황을 뒤쫓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양경숙 씨 사건을 단순한 '개인 사기'가 아닌 '공천헌금' 관련 사건으로 격상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공천을 미끼로 한 양 씨의 단순 사기 사건이 아니라 공천헌금과 관련한 금품수수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이 공천헌금 관련 명확한 근거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이 박지원 원내대표의 연루의 근거로 내놓았던 문자 메시지는 양경숙 씨의 '명의 도용'으로 드러난 바 있고, 민주당에 보냈다는 6000만 원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대검 중수부는 관련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안부로 인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수부의 지휘를 용인했던 검찰이 정당법이나 선거법 위반 관련 사안을 다루는 공안부로 사건을 이송하는 것은 '거물급' 정치인을 엮기가 쉽지 않다는 자체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 "검찰 발표, 오히려 민주당 결백 확인해 준 셈"

민주통합당도 "민주당은 없는 (중간수사 발표는) 오히려 검찰이 민주당의 결백을 확인해 준 셈"이라고 주장했다. 김현 대변인은 "민주당에 대한 그동안의 덧씌우기 수사는 심히 유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현 대변인은 "한편 의아스러운 것은 양 씨의 진술 내용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주장되는데 그동안 우리당에서 사실관계를 소명한 부분은 전혀 언급이 없다"고 비판했다. 즉, 검찰이 자신 있게 민주당과 양 씨 사건을 엮지도 못하면서, 언론에 '흘리기'는 계속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현 대변인은 특히 양 씨가 이 대표를 위해 4만 명의 선거인단을 모았다는 주장과 관련해 "선거인단 모집 기간은 5월 23일부터 30일까지였고, 양 씨는 총선 이후 유럽여행을 떠났다가 5월 29일 일시 귀국했고 이틀 후 다시 출국해 6월 5일 입국했다"며 "한 달이 넘는 유럽여행 중 어떻게 전당대회에 관여했는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설사 선거에 역할을 했다하더라도 단 하루 동안에 이렇게 많은 선거인단을 모집했다는 것과 문자를 보냈다는 것은 참으로 기이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박지원 원내대표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도 "박 원내대표에게 보낸 문자와 6000만 원 송금내역이 위조됐음이 분명한데 양 씨의 일방적 진술을 마치 사건의 진실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관련 사건을 공안부로 이첩한 것을 놓고 김 대변인은 "공안부를 통해 중수부의 엉터리 수사를 감추고 민주당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저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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