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운전자 차량에 치여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진 군인 윤창호(22) 씨의 친구들이 음주운전자를 강력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을 담아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서 정부의 답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윤 씨의 친구들은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 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을 보면 지난 9월 25일 새벽 2시 25분쯤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에서 술에 만취한 운전자 박모(26) 씨의 BMW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인도에 서 있던 윤 씨와 그의 친구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윤 씨와 친구는 15m를 날아 담벼락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머리부터 추락하면서 중상을 입은 윤 씨는 현재 뇌사판정을 받기 일보 직전으로 수일 내에 숨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0.134%였던 운전자 박 씨는 사고 후 일주일이 지나서도 피해자들에게 사과조차 하러 오지 않고 있다며 이를 반인륜적인 태도라고 비난했다.
글의 작성자는 "제 친구는 평소 우리나라 법의 형량이 너무 약한 탓에 많은 범법행위가 발생한다며 검사가 돼 모순을 바로잡고 이후 정치가가 돼 강력한 법의 처벌 기준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고려대학교에 진학했고 로스쿨 진학의 꿈을 목전에 두고 있었을 정도로 존경스러운 친구였지만 스물 두 살 젊은 친구의 꿈은 산산이 조각났고 그의 미래 역시 무참히 짓밟혀 버렸다"고 호소했다.
이어 "음주운전에 관한 솜방망이 처벌 실태는 훗날 잠정적 피해자를 양산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국가는 안일한 대처를 보이고 있다"며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다.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위법이 음주사고라고 가볍게 처벌돼서는 안 된다. 예고하고 다가오는 사고가 아닌 만큼 더 이상은 이렇게 억울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 청원은 사흘 만인 5일 오후 5시 현재 21만9323명이 동의해 '한 달 내 2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이라는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채워 음주운전 처벌 강화에 대한 정부의 답변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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