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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장준하 사망 직후 보안사령관 독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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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정희, 장준하 사망 직후 보안사령관 독대…왜?

이후 법무-문공부 장관과 회의…중앙정보부장과 독대도

고 장준하 선생의 사망에 박정희 정권이 개입됐음을 의심할 만한 증거가 나와 주목된다.

장준하 선생의 사망 다음날 진종채 당시 보안사령관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47분간 독대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김현·백재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제출받은 1975년 8월 18일, 19일, 21일의 '청와대 의전일지'를 공개했다.

이 일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장준하 선생 사망 다음날인 1975년 8월 18일 16시43분부터 17시30분까지 47분간 진종채 보안사령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16.43~17.30 : 陳鍾埰 保安司令官 公 書 齊 報告次).

▲1975년 8월18일 의전일지

김현·백재현 의원은 "청와대 의전일지를 분석한 결과 1975년 1월 1일 이후 단 한차례도 만난 적이 없던 보안사령관이 유독 장준하 선생 사망 직후 박정희 대통령과 서재에서 47분간 독대한 것으로 기록됐으며, 일지에는 '報告次(보고차)'로 기입돼 있다"면서 "이는 장준하 선생과 관련된 보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통령 보고시 보안사는 관련 보고자료를 필히 작성했을 것이고 장준하 선생의 사망과 관련된 진실규명의 새로운 출발은 당시 작성됐을 보고자료를 찾아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의원이 공개한 청와대 의전일지에 따르면, 보안사령관과의 독대 다음날인 8월19일에도 정권 차원이 개입을 의심할 만한 일정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37분부터 11시55분(40분) 황산덕 법무부 장관과 이원경 문공부장관을 불러 들여 회의를 한 것.

또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두시간 동안 대책회의를, 이틀 뒤인 8월 21일 오후 2시부터 소접견실에서 두 시간 반 동안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기록돼 있다. 참석자는 기재돼있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그해 8월 21일 오후엔 신직수 중앙정보부장과 서종철 국방부장관의 보고를 받았다.

▲1975년 8월21일 의전일지

이같은 일정에 대해 두 의원은 "사체수습을 담당할 법무부장관과 언론통제를 담당할 문공부장관을 연이어 만났으며, 오후 2시부터는 참석자가 기록되지 않은 채 박정희 대통령 주재하에 2시간에 걸쳐 '대책회의'를 진행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8월21일 일정에 대해서도 "중앙정보부장과의 단독 면담 등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져 장준하 선생 사망과 관련하여 청와대에 의해 조정 및 통제됐다는 의구심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의전기록을 통해 장준하 선생의 사체수습 및 언론통제를 서둘렀던 박정희 정부의 행각도 유추할 수 있다"며 "당시 장준하 사건을 취재한 송석형 동아방송 기자는 상부의 압력으로 관련 취재를 중단(의문사위 자료)당했으며, 주변 지인들은 중앙정보부로 끌려갔을 뿐 아니라 장 선생 사후 상가방문객 명단 및 인적사항, 조의금품까지도 중앙정부부에 감시당하는 등 정권차원의 치밀한 공작이 있었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이번에 발견된 청와대 의전일지 기록은 범국민적 조사위원회 설치와 특별법이 제정돼 사건을 재조사해야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될 것"이라며 특별법 제정 및 재조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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