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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비밀조직 '묵우회', 박근혜 상대 정치 공작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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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비밀조직 '묵우회', 박근혜 상대 정치 공작 폈다"

최재천 "남북문제 선거에 이용"…김 총리 "사실이라면 바람직 안해"

이명박 정부 장관 정책보좌관들로 구성된 비밀조직 '묵우회(墨友會)'가 지난 2010년 지방 선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한 정치 공작을 모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이 입수해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공개한 '묵우회' 관계자들의 음성이 담긴 3개의 녹음 파일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한 정치공작적 부분,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을 연상케 하는 내용, 묵우회의 정치적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는 2010년 3월 초순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컸던 상황이고 다수파였던 친이계와 소수파였던 친박계의 갈등이 고조되던 때다.
▲ 최재천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최 의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그림자 정부' 묵우회는 국방·행정안전·통일·외교통상부 등 10개 행정부처의 정책 보좌관들이 매주 수요일 청와대 내 연풍관 2층 회의실에서 모여 대통령의 정무적 관심사를 논의하던 비밀조직이었다. 당시 정인철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이 총 책임자, 김형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실무 책임자였다.

최 의원은 "이들은 수사기관 및 각종 사찰 자료를 바탕으로 회의를 한 후 논의 결과를 청와대에 보고했다. 사안에 따라서는 수사·사정·정보기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팀에까지 전달되어 통치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묵우회는 2008년 촛불정국 이후에 구성되었다가 2010년 중순 정인철 전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이 해임되었을 때 해산됐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공개한 첫 번째 파일에는 '묵우회' 관계자가 "(지방) 선거 결과가 안 좋을 경우에 친이계가 선거의 책임을 박(근혜)한테 물을 수 있는 여지를 주자는 거지", "그렇게라도 박근혜를 몰아놓지 않으면 그 다음에 친이계가 당하잖아"등의 발언이 담겨 있다. 최 의원은 "묵우회가 선거에서 정파적 이익을 위해라면 당내의 박근혜 후보조차 공격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최 의원이 공개한 '박근혜 후보' 부분 녹취 파일 내용. 이 내용을 토대로 2010년 당시 지방 선거 정국에서 이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구친이계'가 당시 소수파였던 박근혜 후보 및 '친박계'를 다루는 정치 공학적 전략을 엿볼 수 있다.

K씨 : 잘 알아야 될 게 선거 결과에 따라서 다르다. 선거결과에 따라서, 예를 들어서 선거 결과가 안 좋을 경우 친이계가 선거의 책임을 박(근혜)한테 물을 수 있는 여지를 주자는 거지. 물론 그렇다고 뭐 갑자기 전락하겠냐만은 그런 논리로 가는 거야.

M씨: 그것은 단순히 선거 끝나고 나서의 공방의 차원에서는 이용가치가 충분하겠지만은 시간이 지나고 났을 때 나는 자리수를 승패가 냉정하게 이제 결정이 되는 거고 그런 것들이 서로 공방을 위한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논의 때문에 박 대표의 활용 문제를 고민한다면 그것도 이제

K씨: 그렇게라도 박근혜를 몰아놓지 않으면 그 다음에 친이계가 당하잖아. 다음 정권 때 그런 부담감이 있는 거지.

M씨: 그래도 시간 있을 때 박근혜의 활용을 전제로 한 선거전략이 아니라 박을 배제한 필승전략을 고민할 때다. 나중에 우리가 박근혜 입장에서 똑같이 그 거기도 바보가 아니면서 X빠지게 6월달 선거 뛰어주고 야들한테 마찬가지로 넘겨주고 이건 그거야말로 난 상대를 너무...

K씨: 그러니까 박근혜가 안 나오면

M씨: 그럼 이제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니까, 우리는 전략을 짤 때 박근혜가 배제된 상황에서 필승전략을 고민할 때라는 거에요.

K씨: 그거야 알다시피 바람이고 이게 현상이니까 만약에 박근혜를 배제하고 친이계 자체 내에서 그런 전략을 짠다 했을 때 지방선거에서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겠냐고 어차피 정치가 그런 건데...싫지만 일단 선거는 이겨놓고 봐야될 것 아니야. 제일 좋은 것은 박근혜가 알아서 '이런 데랑 같이 못 있겠다' 해가지고 이혼하자 해가지고 나가주면 제일 좋다 이거지. 근데 그냥 붙어있으면 여소야대 형국이라서 그 이후에 어떻게 돼. 이렇게 되면 거기까지...때문에 이제는 이런 말도 쉽게 해서는 안되겠구나 생각이 들듯이 박근혜를 배제한 선거전략으로 필승전략이 있다고 하면 그거야 백프로인데, 그게 지금 남아 있는 친이계의 전략으로서...그러니까 박근혜를 자꾸 이용할 생각만 하라고 그렇게 있는 거지.

L씨: 그러니까 저는 그래요. 박근혜를 자꾸 긴장시키면 안 되고 박근혜가 자만하게 만들어야 되거든. 박근혜 그럼 우리 친이계 내에서 짜고, 자꾸 박근혜 예우론을 내세우는 사람들도 좀 나와주고 이러면서 혼란을 시켜주고, 그런 전략들이 필요할 거 같아요. 좀 자만심을 갖고 그러면 실수하게 돼 있거든. 자만할 때 실수하지 긴장할 때 실수 안하거든요.

N씨: '바람'에 대한 문제에서 박 대표의 역할이 얼마만큼 중요하냐 하는 문제도 중요한데. 나는 박근혜가 필승이라는 전제 하에 박대표가 움직여봐야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구조, 즉 야당이 정권심판론을 얘기해봐야 먹히는 않는 구조 그게 뭔가를 고민하는 게 우선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거지. 지금 상황에서 박 대표를 상수로 놓고 본다 그러면은 전략이 짜여진 이후에 오히려 정말 중요한 전략 프레임을 짜는 데 있어서 굉장히 많은 제한을 받게 된단 말이지.

두 번째 파일에는 "프레임의 전환을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인데 (…) 남북정상회담의 정착지는 정상회담의 성공이겠지만, 그 과정도 무시할 수 없다", "사소한 국지적 충돌이나 이런 것도 오히려 보수성향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 등의 발언이 담겨 있다. 최 의원은 "국가안보조차 당리당략에 이용할 수 있으며, 북한과의 국지적 무력 충돌이 유도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파일에는 "이번에 인천 진짜 위험해. 인천 잘못하면 다 넘어가", "남경필이가 오라하면은 뭐하냐. 그건 완전 패착이야" 등의 내용이 담겨 있으며 최 의원은 "이 모임의 정치적 정체성, 선거를 통제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최재천 의원은 이어 "맹형규, 권재진 등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냈거나 당적을 보유했던 국무위원, 장관, 차관 및 청와대에 근무했던 실장이나 수석비서관 출신 장·차관들은 사퇴하거나 헌법 제87조 제3항에 따라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러한 정치공작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이명박 정권은 내각의 당파성 제거, 인적 혁신으로 대선 공정관리의 각오를 주권자 앞에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황식 총리는 최 의원의 이같은 폭로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정해서 의견을 말하기 어렵지만, (이것이) 사실 관계라고 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저럴 수는 없는 것이다. 공식 조직으로 공적 논의 됐다고는 생각 안한다"고 말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권재진 법무부장관 해임 건의 요구와 관련해 김 총리는 "장차관이 (과거 행위가 아니라) 현재, 그 부분에 문제가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수 있지만, (현재) 장차관은 당파성을 떠나 책임 있게 국정에 임하고 있다. 이 분들을 해임 건의하거나 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최 의원은 "어떤 정치 공작이 있는지는 청와대와 당시 장관들이 밝힐 일이고, 언젠가는 국정조사, 특검을 통해 밝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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