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예비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가 유명인과의 인터뷰집을 출간하고 '북 콘서트'를 잇따라 연다. 정치권의 최신 유행인 '북 콘서트 정치'에 직접 뛰어들어 남편인 문 후보 지원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 후보나 정치인들의 책 출간은 보편적인 일이지만, 후보 부인이 직접 책을 출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문재인 예비후보 본인은 올해 초 <문재인의 운명>을 펴낸 데 이어, 최근 <문재인의 힘, 사람이 먼저다>(퍼플카우 펴냄)를 통해 자신의 정치 철학과 정책 비전을 소상히 밝힌 바 있다.
이례적으로 후보 부인이 책 출간해 '북 콘서트 정치' 가세
문재인 후보 측은 22일 "문 후보의 아내 김정숙 씨가 오는 27일 저서 <정숙씨, 세상과 바람나다>(미래를소유한사람들 펴냄)를 출간한다"고 밝혔다.
이 책은 김 씨가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만나 나눈 대화를 기록한 인터뷰 모음집이다. 문 후보 측은 "이 책은 '세상과 바람나다'라는 책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보통 아줌마 정숙 씨'가 사람, 세상과 만나고 대화한 따뜻한 소통의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책 서문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항상 내 생각이 깎이고 상대의 생각이 더해진다"며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듣고 말하기가 아니라 들을 준비와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에 뛰어든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부인 김 씨 역시 '소통'의 자세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김 씨는 "들은 이야기들,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의 말들을 허투로 듣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책 출간은 단순한 '소통'에 대한 의지 표명에 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다른 민주당 후보들보다 우월한 것으로 평가되는 화려한 인맥을 활용해, 대중에게 친숙한 인사를 문 후보 가까이 등장시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뒤지고 있는 여론을 환기시키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실제로 이 책에서 김 씨의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은 기존 정치권과는 거리가 먼 대중적 인물들이다. 방송인 김제동 씨를 포함해 가수 이은미 씨, 탤런트 김상중 씨, 연극배우 손숙 씨, 사진작가 김중만 씨, 패션디자이너 김지나 씨, 영화감독 임순례 씨, 만화가 윤태호 씨, 여행작가 김남희 씨 등 9명이 김 씨의 책에 등장한다. 문 후보 측이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김 씨가 이들과 나눈 대화의 내용도 기존 여의도 문법에 따른 정치 얘기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인다.
김 씨는 오는 2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리는 '저자와의 대화'를 시작으로 새달 2일과 10일 서울에서, 11일 부산에서 북콘서트를 열어 총 4차례에 걸쳐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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