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의 남편인 백승우 전 통합진보당 사무부총장이 제기한 논란에 유 전 대표가 "백승우 님의 문제제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서도 "그래도 아메리카노 커피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나선 것이다.
유시민 전 대표는 "그거 사실 이름이 그래서 그렇지 미국하고는 별 관계가 없는 싱거운 물커피"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누가 '부르주아적 취향'이라 욕해도 어쩔 수 없다"
▲ ⓒ프레시안(최형락) |
그러나 그는 '아메리카노 심부름'에 대해 소상하게 밝히며 적극 해명했다. 그는 "회의가 길어질 경우 도중에 정신을 좀 차리기 위해서 커피를 찾게 되는데 그럴때 제가 수행비서에게 '커피 좀 부탁한다'고 문자를 보낸다"며 "그러면 제 비서가 의정지원단에서 계단을 한층 올라가면 있는 의원식당 앞 실내 테이크아웃 코너에 가서 보통 넉 잔 정도 사서 가지고 온다"고 밝혔다.
그는 "꼭 아메리카노만 마신 건 아니"라며 "카라멜 마끼아또나 카푸치노를 마시는 때도 가끔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별다방'에서 파는 '프라푸치노 에스프레소칩'을 사실 좋아하는데 그걸 사러 밖에까지 나가는 건 좀 과해서 그럴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정희 대표나 조준호 대표도 원하실 때는 함께 한 잔씩 나누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누가 '부르주아적 취향'이라 욕해도 어쩔 수 없다"며 "한번 뿐인 인생인데 이런 소소한 즐거움조차 누릴 수없다면 좀 슬프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커피 심부름' 시켰던 수행비서,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존중"
수행비서에게 심부름을 시킨 행동을 지적하는 데 대해서도 그는 "커피를 사다준 제 비서는 2003년 4월 제가 처음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부터 10년째 함께 일하고 있다"며 "바로 이웃에 살고 함께 낚시도 가고, 같이 밥도 먹고, 함께 담배도 피우고, 당구도 같이 치고, 아이들끼리 자주 어울려 놀고, 가끔은 두 집 가족이 함께 외식도 하고 뭐 그러는 사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신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말을 하지 않으면 아메리카노를 사다 주며 제가 찬 것을 마시다가 배탈이 난 적이 여러번 있었기 때문에 다른 분들에게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가져다 줄 때도 제게는 따뜻한 것을 가져다 준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로 결재하는 공동대표의 활동비는 한 달에 100만 원이 한도였는데 지방출장 교통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액수여서 커피를 사거나 하는 소소한 지출은 제가 따로 수행비용을 조금 주어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커피 때문에 불편한 느낌을 받은 당직자가 백승우 님 말고 더 계실지 모르지만 일부러 또는 알면서도 그랬던 것은 아니"라며 "수행비서 말고 다른 당직자 누구에게도 '커피 심부름'을 시킨 적이 없으며 저는 제 수행비서를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신뢰하고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저의 실패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성찰하며 시간 보내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이런 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이 좀 부끄럽게 느껴진다"며 "지난 10여 년, 정치인으로서 정당인으로서 저는 성공하지 못했고 저와 같은 길을 택한 분들은 훌륭한 자질과 능력이 있는데도 국회의원이 되지 못해 국민들께 봉사할 기회를 얻지 못해 고마우면서도 너무나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유 전 대표는 "꼭 무엇이 되겠다고 이 길을 나선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공직을 받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저의 실패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성찰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혹시라도, 본의와는 다르게, 타인에게 권위주의적인 모습으로 비친 적이 없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아메리카노 논쟁'은 지난 17일 백 전 사무부총장이 당 게시판을 통해 "유시민 전 대표의 부도덕한 패악질 도를 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글에서 백 전 사무부총장은 "(유 전 대표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다"며 "유시민 전 공동대표와 심상정 의원의 공통점 하나는 대표단 회의 전에 아메리카노 커피를 먹는다는 것인데 문제는 아메리카노 커피를 비서실장이나 비서가 항상 회의 중 밖에 나가 종이포장해 사온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전 사무부총장은 "아메리카노 커피를 먹어야 회의를 할 수 있는 이 분들을 보면서 노동자 민중과 무슨 인연이 있는지 의아할 뿐"이라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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