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미권스에게 "특정 후보 지지하지 말라"

"지금은 내부 편 갈라 우리 힘 분산시킬 때 아냐"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살고 있는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자신의 팬클럽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을 향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의 '중립'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사실이 20일 알려졌다.

미권스 온라인 카페에 이날 올라온 자필 편지를 통해 정 전 의원은 "각자 지지할 후보는 마음에 담아두고,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공론에 붙이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미권스는 지난 16일부터 '문재인 지지'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 수렴을 벌였고, 그 결과로 19일 문재인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정 전 의원의 자필 편지는 지난 17일 작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 전 의원은 "지금은 우리 내부의 편을 갈라, 우리의 힘을 분산시켜야 할 때가 아니다"라며 "민주통합당 다섯 분의 후보는 모두 훌륭한 우리의 자산이며 '힘'"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지금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공론에 붙일 경우, 불필요하고 원치 않는 불화가 조성될 수 있다"며 "논란이 커지면 분열로 이어질 것이며 자칫 입으로는 '동지'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적보다 더 미운 동지'가 되면서 반목이 깊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미권스가 해야할 일은 경선 선거인단에 적극 참여해 열기를 모으고 국민의 관심을 촉발시키는 일"이라며 "그 단합된 힘이 감옥을 억울하게 살면서도 행복감에 충만해 희망의 내일을 보는 정봉주와 작은 힘이 모여 거대한 역사를 만들어 가는 미권스다운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의 이같은 의견 표명에도 '미권스'는 달라진 건 없다는 입장이다. 미권스 온라인 카페 운영자는 정 전 의원의 편지 공개 이후 올린 공지글을 통해 "미권스의 문재인 지지 선언은 카페지기의 제안과 의견수렴에 참여하신 회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에 의한 것이며 봉도사(정봉주 전 의원)님의 의중은 털끝만큼도 개입된 바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며 "미권스의 결정은 봉도사님의 뜻과는 관계없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