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이 중간 전달자로 지목된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이 이모 씨 명의의 휴대전화(일명 대포폰)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이 대포폰은 지난 3월15일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의 전 비서 정동근 씨가 조씨에게 공천로비 청탁대가로 3억 원을 전달할 때 현기환 전 의원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폴더형 전화기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문자 메시지의 내용과 상대 휴대전화의 사용자를 추적하면 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상대 휴대전화의 사용자가 현 전 의원으로 밝혀질 경우 돈의 최종 목적지가 현 전 의원이라는 의혹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이날 오전 부산지법 김수정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열린 조 씨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대포폰의 실체를 내보이며 "현 의원이 압수수색 다음날인 지난 5일 오전 조 씨 대포폰에 전화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 씨 변호인이 문제의 쇼핑백에는 3억 원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주장하자 "달러, 유로, 엔화 등 외화가 포함됐을 수 있다"면서 "현 의원 남편회사 금고에서 외화가 발견됐고, 지난 3월 8~12일 2만2천 유로를 환전한 내역도 있다"고 공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어 정씨가 지난 3월15일 서울역에 도착한 지 4분 후인 오후 6시54분 화장실에서 돈이 든 'S'자 표시가 있는 출처 불명의 쇼핑백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조작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현 의원이 정씨에게 돈 운반 수고비로 100만 원을 줬다는데 정씨가 조씨에게 3억 원이 아니라 500만 원을 전달했다면 500만 원 운반 대가로 100만 원을 줬다는 것인데 말이 되느냐"고 몰아붙였다.
더불어 검찰은 현 의원이 지난 3월28일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2천만 원을 전달할 때 썼다는 쇼핑백 사진에 일본 고쿠라 지역 제과점 상표가 있는데 이 쇼핑백은 일본을 한번도 다녀오지 않은 정씨가 아니라 일본을 자주 다니는 현 의원 쪽에서 나온 것이라며 정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씨 변호인은 "고쿠라는 누구든지 갔다 올 수 있는 지역인데 이 지역 쇼핑백이 뭐가 문제가 되느냐"면서 "범죄사실을 소명할 명확한 증거가 없고 조씨가 그동안 검찰소환에 충실히 응한 만큼 구속수사 사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조씨의 구속여부는 이날 오후 6시를 전후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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