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MPC)에는 2600여명의 취재진이 등록했다. 외신기자만 28개국·122개사·450여명 정도가 파견됐다.
그만큼 전세계 주요 외신들은 이번 회담이 교착상황에 놓인 비핵화 협상을 타개할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특히 영미권 주류 언론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의 특수성에 대한 진지한 성찰 대신 '비핵화'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보도들이 대부분이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선언적 의미 이상을 끌어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다만 '비핵화'로 가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의 성과가 어느 정도이냐가 관건이다.
미국의 AP 통신은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어려운 도전"이라면서 "비핵화에 대한 지금까지의 모호한 선언을 넘는 실질적인 결과물을 도출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나설 명분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현재 미국 내의 분위기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으며, 문 대통령은 다시 한 번 북한을 설득해 진전이 이뤄지도록 기여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통신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결과가 어떤 평가를 받더라도, "김정은 위원장이 말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세계평화뿐 아니라 국내 정치 문제도 걸려 있는 회담"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11년만에 평양을 방문해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이번 회담은 세계 평화뿐 아니라 국내 정치적 상황까지 걸려있는 중대한 자리"라고 전했다.
통신은 1, 2차 정상회담으로 남북 화해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지지율이 치솟았던 문 대통령은 최근 경제지표 악화로 반전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실업률은 8년래 최고치로 오르는 등 경제문제로 외교적 성과가 잠식됐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재벌그룹 총수들을 수행단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남북관계 발전을 경제적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하는 시각이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 만연해 있다는 점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목표는 미국의 중간선거까지 회담을 끌고 가면서 문 대통령에게 경제협력에 대한 요구를 강화하는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문 대통령이 정치적 인기를 위해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한국 대통령으로서의 당연한 의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비범하고 대담하며 창의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도록 설득에 나설 것"이라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발언도 소개했다.
프랑스 RFI 방송 등 유럽권 일부 외신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진전 여부가 2차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협상의 진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더불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지난 5일 대북 특사로 북한을 방문했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 종전선언이" 매우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미국의 입장은 대북 제재를 유지하면서 종전선언의 조건으로 비핵화를 압박하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에도 대북제재 이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북한과 협상을 지속하면서도 압박은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때문에 임종석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17일 정상회담 세부 일정과 의제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서 "매우 조심스럽고, 어렵고, 어떤 낙관적인 전망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핵화는 이번 정상회담에 처음으로 공식 의제에 포함돼 있다. 이때문에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협상 결과가 회담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임 위원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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