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이뤄진 국가정보원과 군, 경찰 등의 온라인 댓글 여론조작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지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지난 7월부터 세종시에 있는 대통령기록관에 수사관을 보내 이명박 정부 시절 생산된 청와대 기록물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포털사이트 댓글과 관련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이 전 대통령 발언이 담긴 수석비서관회의 녹취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이런 댓글 관련 언급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회의록에 담긴 댓글 관련 발언이 정치관여 혐의로 앞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및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이 전 대통령과의 공모 혐의를 밝히는 증거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전 원장의 재판에서도 '원장 지시강조 말씀'이나 '전부서장회의' 등의 발언 자료나 녹취록이 여론조작 활동의 지시·가담 혐의를 입증하는 데 핵심 증거 역할을 했다.
검찰은 대통령의 지시 없이는 국정원, 군 등 주요 국가기관이 대대적으로 동원될 수 없다고 보고 앞선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의 정치개입 의혹 수사 때부터 이 전 대통령의 개입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다스 관련 횡령 의혹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국정원 등의 정치공작 관련 정황이 담긴 다수의 문건을 서초동 영포빌딩의 다스 비밀창고에서 확보한 바 있다.
검찰은 대통령기록관 등의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대통령기록물 특성상 분량이 방대하고 제약이 많아 자료 검색과 수집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350억원대의 다스 자금 횡령과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내달 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대통령기록물은 15년(사생활 기록물은 30년) 범위에서 비공개되지만, 관할 고등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열람, 사본제작 및 자료제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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