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파산 이후 세계 6위 항만의 위상이 꺾이고 있는 부산항의 재도약을 위해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체계를 '다수 소형 터미널'에서 '대형 터미널' 체계로 개편한다고 13일 밝혔다.
부산항은 지난 1978년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이 개장 후 세계 6위 컨테이너 항만이자 세계 2위(1위 싱가포르)의 환적항만으로 성장했다. 작년에는 한진해운 파산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2000만TEU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산항 성장을 견인해 온 환적물동량 증가율이 지난 2011년 17.1%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추세에 있으며 물동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 항만의 견제를 받고 있어 세계 6위 항만의 위상을 이어 나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16년 얼라이언스가 4개에서 3개로 재편됐으며 상위 선사 중심의 인수합병(M&A)으로 상위 20개사가 11개사로 통합되는 등 항만산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해운산업이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대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 항만인 상하이, 싱가포르, 두바이 등 세계 주요항만은 비교적 대형화되어 있는 반면 부산항은 소규모 터미널로 분산되어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었다.
부산항에는 현재 8개의 터미널 운영사(북항 3개, 신항 5개)가 있으, 현재 건설 중인 신항 2~4단계, 2~5단계, 2~6단계가 개별 운영되면 총 11개 운영사 체계가 되지만 터미널당 선석 수도 4.1개로 세계 주요항만에 비하면 매우 적은 상황이다.
결국 다수의 소규모 터미널 체계는 부산항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고 부산항을 기항하고 있는 얼라이언스 규모에 비해 터미널이 작아 얼라이언스 물량이 분산되고 타부두 환적 화물의 육상 운송을 위한 추가 비용과 시간이 발생한다. 선박이 바다에서 대기하는 체선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부산항 신항의 경우 5개 터미널 중 4개(이 중 1개 터미널은 현대상선이 공동운영권 확보)를 외국계 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항만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세계적인 터미널 운영사의 참여도 필요하지만 외국자본 잠식이 심화될 경우 항만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국내 항만산업에 재투자되지 않아 항만산업 발전의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
이에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 11개의 터미널 운영사를 6개(또는 7개)로 통합하고 터미널당 선석 수도 4.1개에서 7.6개(또는 6.5개)로 대폭 확대한다. 터미널 재편과정에서 국적 물류기업의 비중을 확대해 국적 물류기업과 외국 물류기업이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북항은 3개 터미널을 2개로 개편하고 자성대 터미널의 재개발 착수부터는 모든 컨테이너 터미널을 부산항대교 바깥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는 자성대 터미널은 오는 2021년까지 물류기능을 유지하도록 하고 2019년 6월 임대기간이 종료되는 한국허치슨터미널사와의 협의를 통해 운영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신항은 8개 터미널을 4개(또는 5개) 터미널로 개편하고 서측 터미널은 한국해운연합, 하역사, 부산항만공사 등으로 구성된 국내기업 운영사가 운영하게 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신항 이용에 어려움을 겪던 중소선사들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국내외 기업의 균형성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터미널 체계 개편이 완료되면 터미널 대형화로 항만 효율성이 개선되고 타부두 환적 비용 절감, 체선 감소 등으로 부산항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궁극적으로는 환적 물동량의 증가로 부산항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운산업과 항만산업의 선순환 발전과 부산항 환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터미널 체계 혁신이 필수적이다"며 "터미널 재편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부산항만공사와 지난 7월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지원을 강화하고 부산항이 세계적인 물류 허브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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