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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기업집단법 만들어 재벌 규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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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기업집단법 만들어 재벌 규제하자"

"순환출자, 유예기간 주되 단호히 철폐해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재벌 문제에 대해 "기업집단법을 만들어 재벌체제의 경쟁력은 살리되 단점과 폐해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19일 출간된 책 <안철수의 생각-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김영사)에서 올해 대선에서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큰 틀에서 밝혔다. 안 교수는 "재벌그룹은 사실 현행 법규상 초법적인 존재"라면서 "현행법에는 재벌체제에 대한 규정이 없고 주주중심의 개별회사만이 존재할수 있다. 그래서 기업집단법을 만들어 제대로 규제하자는 논의가 있고, 저도 지금처럼 어정쩡하게 놔두지 말고 기업집단법을 만드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 안철수 서울대 교수 ⓒ뉴시스
그는 "내부거래 및 편법상속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과도하게 근본적인 접근으로는 세상을 바꾸기 어렵다"고 말해, 진보진영 일각의 '재벌 해체'와 같은 근본적인 주장과는 거리를 뒀다.

기업집단법은 민주당 내에서도 나오는 주장이다. 이 법은 독일의 '콘체른 법'을 모델로 하고 있다. 독일 주식법 내부에 성문화돼 있는 콘체른 규정은 "단독 법인 기업이 아닌 여러 개의 법인격 회사들이 모여 구성된 기업집단 역시 하나의 기업으로 보고, 그것을 지휘·지배하는 조직을 회사법상 조직으로 규정하여 규제"하겠다는 법이다. 기업집단법을 통해 노릴 수 있는 효과는 재벌 총수들의 전횡을 막을 수 있고 실질적인 책임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재벌들의 실체를 법으로 인정해준다는 점에서 대기업 제도의 장점도 살려 갈 수 있다고 이 법 도입을 주장하는 쪽에선 보고 있다.

안 교수는 또 현재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순환출자 금지 문제에 대해선 문재인 고문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순환출자는 없애는 방향이 맞다"며 "유예기간을 주되 단호하게 철폐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의원은 기존의 순환출자에 대해선 인정하되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자는 쪽이다.

출자총액제한제에 대해선 "정권에 따라 없앴다 부활했다 하는데, 그렇게 쉽게 바뀔 수 있는 것 말고 일관성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좀 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대폭 완화된 금산분리에 대해선 "반드시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선의를 그냥 믿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안 교수는 "우리 상황에서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게 놔두면 더 많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중소기업 동반선장 문제에 대해선 "주식을 분산투자해야 안전한 것처럼 국가경제도 대기업에만 의존하면 특정한 위험에 취약할 수 있다"며 "대기업과 함께 탄탄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육성된다면 이 두 축이 국가경제의 리스크를 낮추고 안정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대기업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방안으로는 "대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 대기업도 사회와 국가에 제몫을 해야 한다. 불공정 거래 관행을 국가도 감시해야 하지만 대기업도 자기 임직원의 행태를 내부적으로 감시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노력이 고과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중소기업에게는 "중소기업끼리의 과당경쟁 문제도 심각하다"며 중소기업 내부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몫으로는 "불공정거래 관행을 단호히 뿌리뽑아야 한다"며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재검토하는 등 감독시스템을 강화해야 하고, 연구개발예산이 투명하게 집행되도록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안 교수는 말했다.

19일 출간된 이 책은 제목처럼 우리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제에 대한 안 교수의 '생각'이 담겼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와 대담형식으로 쓰여진 이 책이 예상보다 빨리 나옴에 따라 향후 안 교수의 정치행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책 출간을 계기로 사실상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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