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남북정상회담 여야 초청…김병준·손학규 "들러리" 거절

임종석 "여야 5당 대표, 남북 회담 대승적 동행해달라"

문재인 정부가 오는 18일부터 2박 3일간 평양에서 열릴 남북 정상회담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하기로 했다. 그러나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불참 의사를 밝혀 초당적 방북은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2018 평양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0일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정상회담에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장단,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초청하기로 했다.

임종석 위원장은 특히 보수 야당 대표들을 향해 "저희가 초청하는 분들께서 우리 정치 현실에서 얼마간 정치적 부담도 있을 수 있겠다"면서도 "역사적으로 남북 간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비핵화 문제로 매우 중대한 시점에 있는 이 순간에 국회의장단, 5당 대표께서 대승적으로 정상회담에 동행해주시기를 정중하게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임종석 위원장은 청와대가 국회 구성원들을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초청해 온 관례에 비판적이었다는 점을 의식해 이번에 초청하는 여야 5당 대표들을 '국회 정당 특별대표단'으로 구성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 초청에 응해주신다면 '국회 정당 특별 대표단'이 의미 있는 별도의 일정을 가질 수 있도록 북측과 성의 있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초청 대상 명단에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11일 '4.27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판문점 선언이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외통위원장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임종석 위원장은 강석호 위원장을 초대한 이유에 대해 "비핵화와 교류 협력에 대한 논의가 전면화되면 외통위를 중심으로 한 국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종석 위원장은 특히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실명을 언급하며 참석을 거듭 요청했다.

김병준 위원장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일하면서 "과거에 매우 중요한 입지에서 남북 교류협력에 대해 실질적 입장으로 이 문제를 다뤄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김병준 위원장이 "혁신비대위원장 취임 이후에도 인터뷰에서 '평화라는 가치를 우리는 거부할 수 없다.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 대해서는 "손학규 대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와 교류 협력에 대해 강조해왔다"며 "대표 취임 후에도 판문점 선언 비준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대표 취임 기자회견 때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과연 정당 대표들이 그렇게 갈 이유가 있는가 싶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 문제부터 걸려 있고,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떤 진전도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손학규 대표 또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 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당 대표를 참여시켜 거국적인 차원에서 지지를 획득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당 대표들이 지금 나서봤자 들러리밖에 안 된다"며 거절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또한 지난 7일 "한국당은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국회가 곁가지로 대통령 남북 정상회담에 수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자유한국당은 공식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에 국회 수행하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반대한 바 있다.